베트남에 살고 있는 한국인과 베트남인의 혼혈아를 칭하는 라이따이한들은 최근 한국 법원에서의 친자소송 승소결정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더이상 외부단체들의 개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라이따이한들이 사회진출을 위해 기술을 배우고있는 휴맨직업기술학교의 학생들은 한국에서 일부 라이따이한이 친자확인소송을 내 승소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는 대부분의 라이따이한들이 바라는 입장이 아니며 우리는 외부의 개입없이 현재대로열심히 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라이따이한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영관목사가 운영하는 휴맨직업기술학교는 지난 90년부터 베트남내 1천500여 라이따이한들에게 기술을 가르쳐 한국기업 등에 취업시키는 등 베트남내에서 라이따이한들의 본거지로 통한다. 김영관목사는 "현재 베트남내의 라이따이한은 보도된것처럼 1만여명이 아니라 확인된 1천500여명과 미확인 숫자를 합치더라도 2천여명에 불과하며 이들은 대부분25세에서 35세 사이로 결혼 등을 통해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라이따이한이기 때문에 베트남내에서 불이익을 당하거나 취업을 못하는 경우는 없으며 오히려 한국기업등에 종사하면서 다른 베트남인들보다 훨씬 많은 급여와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목사는 또 "이들중에 부친을 알고있는 200-300여명은 이미 본인들과 연결이 돼 제3국으로 보내지거나 베트남에 있으면서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 등 부친의 한국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히고 "친자소송을 내서 한국의 부친을 찾겠다는 라이따이한은 한국에서 취업을 원하는 극소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기관에 근무하는 한 라이따이한은 "일부 NGO단체들이 자신들의 활동을 선전하기 위해 일부 라이따이한들을 부추기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의 동료들은 다른 베트남인들과 함께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92년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가 이루어지면서 많은 한국의 NGO단체들이 베트남에 몰려들어 라이따이한 돕기운동을 펼쳤으나 지금은 성년이 된 이들이 자신들을 이용하려는 단체들과의 접촉을 피하고있는 상황도 보이고있다. 김영관목사는 "라이따이한들의 친자소송 승소는 우리의 부끄러운 과거를 들추어 그 가정을 불행하게하는 효과만 있을뿐 장기적으로 라이따이한들에게도 도움이 되지않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그들이 자란 베트남내에서 베트남인으로 잘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그들을 돕는 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특파원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