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헬렌 클라크(52)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이 27일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 3년 간 재집권에 성공했다. 클라크 총리는 그러나 당초 기대했던 과반 확보에는 실패, 녹색당 또는 연맹당과 중도좌파 소수당 연립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학 교수 출신인 클라크 총리는 뉴질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한 여성 총리로 기록됐다. 의원 120명을 선출하는 이날 총선에서 99% 개표 결과 노동당은 지난 총선보다 3석이 늘어난 52석을 차지한 반면 야당인 국민당은 27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국민당 의석은 지난 총선보다 12석이나 줄었다. 그 다음으로 뉴질랜드제일당(NZF)이 13석, 연맹당 9석, 우파 행동당 9석, 녹색당 8석, 진보연합 2석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클라크 총리는 개표결과 발표 직후 "노동당 중심의 2기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돼 만족한다"며 "현 단계에서는 소수당 연정이 가장 가능성이 클 걸로 보고 있다"고말했다. 클라크 총리는 이에 따라 8석을 확보한 녹색당과 연정을 추진할 방침이지만 녹색당이 유전자변형(GM) 작물.가축의 상업적 허용 조치에 대해 집권 노동당에 반발하고 있어 연정이 쉽게 구성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총선에 앞서 녹색당은 오는 10월 유전자변형 작물.가축에 대한 규제가 풀릴 경우 노동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클라크 총리는 녹색당과의 연정 협상이 결렬될 경우 9석을 확보해 새롭게 부상한 연맹당과의 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클라크 총리는 28일 중도좌파 경향의 각 당 당수 등과 연정 구성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앞서 야당인 국민당의 빌 잉글리시 당수는 총선 패배를 인정하고 "클라크 총리가 이제 중도좌파 정부 구성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는 모두 31개 당의 후보들이 난립해 유례없는 열전을 벌였으나 결국 7개 당만이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뉴질랜드 경제 덕분에 클라크 총리의 노동당이 무난히 재집권에 성공한것으로 분석했다. (오클랜드.웰링턴 AP.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