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가톨릭 사제가 동료사제의 음란물 수집행각을 누설하지 말라는 소속교구 주교의 압력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법원에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 가톨릭교회의 내부갈등이 법정으로 비화됐다. 제임스 A.매코맥 신부는 23일 맨체스터 교구와 존 B. 매코맥 주교 및 교회 관계자들이 죽은 동료사제의 추문을 은폐하기 위해 자신의 사제생활에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 일정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매코맥 신부는 소장에서 자신이 동료신부 리처드 코노스의 사제실에서 어린이가 관련된 상당량의 포르노 테이프 등을 발견했으나 소속주교와 교회측 관계자들이 이를 누설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기와 명예훼손, 부당한 비난을 일삼고 고의적인 정신적 고통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음란물은 차량으로 옮겨져 파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맨체스터 교구의 교회법 고문인 에드워드 아제노트 신부는 매코맥 신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그가 너무 돈에 집착한 나머지 소송을 제기했다고 비난했다. 아제노트신부는 또 "사제가 개인적인 치부를 목적으로 동료사제의 죽음까지 이용하려고 한데 대해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아제노트 신부는 특히 매코맥 신부와 변호인 로버트 맥대니얼 변호사가 금전적 동기에서 한 숨진사제의 어려웠던 상황을 폭로하겠다고 여러 차례 위협을 가하는 등 교회에 돈을 내놓으라는 압력을 가해왔었다고 주장했다. 매코맥 주교는 보스턴 대교구의 버나드 로 추기경의 보좌주교로 재임할 당시 사제들의 성추문 사건을 잘못 처리한 것과 관련해 올들어 줄곧 비난을 받아왔다. (콩코드 AP=연합뉴스) han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