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22일 밤 F-16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시티의 팔레스타인 과격 무장단체 하마스 간부 집에 미사일을 발사, 최소한 1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의료진과 팔레스타인 관리들이 밝혔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군대 철수와 치안강화에 합의하고 하마스가 자살공격 중단 검토 의사를 밝히는 등 긴장완화 분위기 속에서 발생해 양측 관계가 다시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현지 의사들은 사망자 중 3명이 어린이라고 밝혔으며 다른 병원 관계자들은 부상자 100여명 가운데 30여명이 어린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보안 관리들은 폭격당한 집이 '이자딘 엘-카삼'이라는 하마스 군사조직을 창설한 셰이크 살라 셰하데 소유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 2년 간 수차례의 자살폭탄 공격 등 이스라엘에 대해 수십 건의 공격을 감행했다고 자처해왔다. 팔레스타인 소식통은 셰하데는 이스라엘의 수배를 받아온 인물이며 그는 이번 폭격으로 아내와 딸 등과 함께 숨졌다고 말했다. 하마스 관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는 "이것은 시온주의 테러리스트와 미국인들이 노인과 여자, 어린이들을 살해한 끔찍한 학살"이라며 "하마스는 희생자들의 피에 대해 복수할 것이며 싸움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마스는 순교자들에 대한 복수를 할 것이며 모든 팔레스타인 국민이 순교자들의 피에 복수하기 위해 단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세르 아베드 라보 팔레스타인 공보장관은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이 지역에 안정을 가져오려는 노력을 무산시키기 위한 전쟁범죄"라며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에미국이 만든 F-16을 사용한 만큼 미국도 이 범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 전투기가 발사한 공대지 미사일로 주변 가옥 등 건물 5채가 붕괴됐으며 무너진 건물더미 속에서 사상자가 더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격에 대해 즉각 논평을 내지 않고 있으나 한 이스라엘 소식통은 이 공격이 하마스가 운영하는 무기공장을 목표물로 삼아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시티 공습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하마스가 복수를 다짐하고 나섬으로써 양측 간 폭력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분위기도 크게 훼손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격이 있기 전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요르단강 서안의 베들레헴과 헤브론에서 평온이 계속되고 팔레스타인이 보안 통제권을 인수하면 이스라엘군이 이들 도시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 발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한달 간 계속된 이스라엘의 요르단강서안 도시 점령을 끝내는데 조만간 합의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하마스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철수한다면 자살공격 중단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군대를 철수한 뒤 팔레스타인과 안보협력을 재개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 내 강경파들은 지속가능한 타협안 도출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남아있는 한이스라엘군이 앞으로 상당기간 팔레스타인 도시에 주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자시티 AP.AF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