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위기설을 계기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과 라이벌 앨 고어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간 대결구도가 재연되고 있다. 대통령별장인 캠프 데이비드 산장에서 21일 주말을 보내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기업부패게이트로 취임후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봉착한 것과 때맞춰 고어 전 부통령은 9.11 테러참사후 자제해 오던 부시 대통령에 대한 공격의 포문을 열어 "경제계획과 경제팀을 완전히 폐기, 영(제로)에서 다시 시작해 경제재건에 나서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부시 대통령이 쟁점으로 부상한 기업비리문제에 언급 "이는 클린턴 행정부시절부터 문제된 것"이라고 전임 행정부에 화살을 돌리고 있는데 대해 고어 전 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자신은 미국 경제를 훌륭하게 이끌었다며 부시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했다. 미 경제위기설과 관련,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는 강하다"며 미경제의 미래에 대해 낙관론을 피력한 반면 고어 전 부통령은 공화당의 대기업정책과 늘어나는 정부적자, 조세정책을 비판,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 정부가 "국가를 오도하고 있다"며 경제논쟁에 불을 붙였다. 오는 2004년 대선 재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는 고어 전 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달 말 뉴욕에서 열린 민주당 정치행사에 참석해 부시 대통령을 겨냥, "강자를 대변하고 민중을 부당하게 대우하는 정권"이라며 부시 행정부의 경제관리능력과 신뢰도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9.11 테러전이후 부시 대통령을 "우리의 군통수권자"라며 테러전관련 비난을 삼가왔던 고어 전 부통령은 종전의 태도에서 벗어나 "부시 행정부는 오사마 빈라덴도 잡지 못했고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군이 아프간에 진주하면서도 아프간이 몇몇 군벌의 손아귀에 떨어지는 사태를 막지도 못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전이후 90%를 상회하는 국민적 지지도가 하락, 현재 70%대로 떨어졌다. 반면 고어 전 부통령은 민주당 상원지도자 토머스 대슐 의원과 하원 지도자 리처드 게파트 의원 등 민주당 예비대선후보 6명 가운데 46%의 지지를 획득, 차기 대선후보로 절대적 우세를 보여 부시-고어간 재대결기류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최근 기업비리스캔들을 계기로 정당지지도에 있어서도 47%를 기록, 46%를 얻은 집권공화당을 1% 차로 따돌려 부시-고어 재대결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향후 상.하원 주지사선거 결과및 고어 전 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 향배에 따라 2004년 대선구도를 비롯한 정국 전반에 예측키 어려운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