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페레힐섬의 영유권을 둘러싼 스페인과 모로코 간 분쟁이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의 중재로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마드리드 주재 미 당국자들이 20일 밝혔다. 당국자들은 파월 장관이 지난 19일 양국간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모로코의 모하메드 6세 국왕과 모하메드 베나이사 외무장관, 그리고 스페인 아나 팔라시오 외무장관과 잇따라 전화통화를 가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알베르토 아자 스페인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측 중재 아래 스페인과 모로코 정부관계자들이 20일에도 전화 접촉을 하고 있으며 "스페인은 가능한 빨리 이번 사태를 해결하길 희망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페레힐섬 문제에 관해 파월 장관이 스페인 및 모로코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원상 회복이라는 토대아래 이번 사태의 해결책이 도출되리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양국에 제시한 중재안은 페레힐섬에 설치한 전진기지나 국기 등 주권을 상징하는 것들을 모두 제거함으로써 이 섬을 원상태로 되돌린 뒤 장관급 회담을 열어 최종 합의점을 모색하자는 내용이다. 스페인측은 모로코가 페레힐섬을 재점령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페레힐섬에 주둔시키고 있는 병력을 철수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모로코측은 스페인이 병력을 조건없이 철수시키지 않는다면 회담을 시작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분쟁은 모로코가 지난 11일 12명의 병력을 파견해 페레힐섬을 무단 점거한것을 계기로 촉발됐으며 스페인은 무단 점거 6일째인 17일 정예부대를 파견, 모로코병사들을 강제 추방한뒤 지금까지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축구 경기장 크기의 바위 투성이 무인도인 페레힐섬은 16세기 말 스페인이 자국령으로 만들었으나 모로코 북부해안에서 불과 200여m 거리에 있어 영유권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드리드 AP.AFP=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