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뷜렌트 에체비트 터키 총리가 20일 미국이 대(對)이라크 군사작전을 실행에 옮길 경우자국이 입을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에체비트 총리는 이날 터키 일간지 '사바'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우리의 가장가까운 우방이고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면서 "이라크에서군사작전이 전개되든 그렇지 않든, 또한 터키가 그 작전에 참가하든 않든간에 미국은 우리가 감내할 희생을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중 유일한 이슬람국이며 최근 경제난과 정치 위기로 11월 조기 총선을 앞두고 있는 터키는 지난 91년 걸프전때 이라크에 가해진 경제 제재의 여파로 400억달러 가량의 손실을 입은 전례와 쿠르드족 봉기 가능성을 고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터키는 최근 자국을 방문한 폴 월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과의 회담에서미국의 후세인 제거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기존 반전 입장에서 후퇴, 전쟁의 주체인 미국으로부터 경제적.정치적 실리를 얻어내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가들은 말했다. 이에 따라 터키는 미국이 이라크 공격을 최종 확정할 경우 자국의 기지를 미군에 개방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분석가들은 덧붙였다. (앙카라 AF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