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홍콩에 이어 중국이 아시아에서 세번째로 테마공원 디즈니랜드를 건립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홍콩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홍콩 언론들은 20일 미국의 월트 디즈니사(社)와 중국 상하이(上海)시 당국이지난달 상하이 푸둥(浦東)지구에 디즈니랜드를 짓기로 하는 기본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합의에 참여한 소식통들은 특히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건설 속도에 박차를가해 오는 2005년이나 2006년 완공 예정인 홍콩 디즈니랜드와 완공 시기를 비슷하게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 당국과 주민들은 상하이에 디즈니랜드가 들어설 경우 홍콩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홍콩 디즈니랜드 건설사업이 커다란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발끈하고 있다. 홍콩 특구 정부 당국자들은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홍콩 디즈니랜드를 찾게 될 손님들을 앗아가면서 결국 홍콩 디즈니랜드 건립사업이 실패로 끝나게 될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홍콩 호텔소유주연합 집행이사인 마이클 리는 "홍콩과 상하이는 거리가 너무 가깝기 때문에 상하이에 디즈니랜드가 들어서면 홍콩 관광산업에 엄청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주민들은 18억달러(2조3천136억원)를 투입해 짓고 있는 디즈니랜드가 중국등지의 관광객 유치로 관광산업을 되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경제에 활력소가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이에 앞서 도널드 창 정무사장(政務司長.총리격)은 지난해 중반 홍콩 디즈니랜드를 건립하고 있는 마당에 디즈니사가 중국에 또 다른 테마파크를 건설하지는 않을것이라고 확언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999년 홍콩 디즈니랜드 건립 계약 체결로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던 상하이시 당국자들도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다시 디즈니랜드 건립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와 업계 소식통들은 상하이시 대표단이 지난 연말 미국에서 디즈니사임원들과 만나 푸둥지구의 특혜정책을 설명하고 공원 건립에 필요한 대지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디즈니사와 합작기업을 설립해 상하이 디즈니랜드 건설과 운영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개발업체 루쟈주이 등 관련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지난달부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디즈니사는 "현재로서는 2005년이나 2006년 완공 예정인 홍콩 디즈니랜드의 성공적인 개장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상하이 문제는 아직 결정한바가 없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