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자신의 주변에는 아첨꾼들로 득실거린다고 공개 비난한 것으로 현지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17일 발리 휴양지에서 열린 가축어업포럼 개막식에 참석해 "상황이 나쁘더라도 진실을 이야기 해라. 시대가 변했는데도 과거에 유행했던 `각하만수무강'이라는 인사말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수하르토 집권 시절 모든 각료들이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면전에서 `각하 만수무강'을 외치며 일절 반대 의견을 개진하지 않은 공직 사회의악습을 공개적으로 질타한 것이다. 그녀는 또 "우리가 원하는 것은 각종 위기에서 국가를 구하는데 필요한 구체적인 행동과 조치다. 그러나 각료들은 말만 앞세우고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최선의대책을 마련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녀는 이어 로키민 다후리 어업장관이 작년도 어획량이 98년 360만t보다 크게늘어난 450만t이라고 보고한 것과 관련해 "이것 또한 나를 기쁘게 하기 위한 허위보고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올 초에 "공무원들은 좋은 소식만 받기를 희망하는 관행을 감안하면 나는 쓰레기통과 같은 정부를 이끌어 온 것으로 생각한다"며 관료사회를 쓰레기통에비유한 바 있다. 지방 순시에 나설 때마다 지방 공무원들이 행정 성과가 좋은 지역만 골라 안내한데 대해 "좋은 소식만 듣는다면 지방 순시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공직사회의허위보고 관행에 일침을 놓은 것이다. 관료들의 이같은 모습은 과거 관행이 바뀌지 않은 점도 있지만 메가와티 대통령자신이 쓴소리를 싫어하는 성향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악바르 탄중 국회의장 부패 의혹에 대한 국회 조사가 메가와티 대통령의 반대로무산된데 반발하고 있는 집권 민주투쟁당(PDIP)의 인디라 다마얀티 수곤도 의원은 "메가와티 대통령은 면전 비난을 천성적으로 싫어하는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그녀는 "메가와티 대통령은 귀족으로 태어났다. 면전 비난과 반박에 대한 그녀의 첫 반응은 반감이다. 모든 PDIP 간부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직언할 일이 있으면 기분이 좋을 때를 기다리다가 결국 포기하는 사례가 잦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어 "메가와티 대통령은 장미빛 보고서를 제출해 대통령의 눈과 귀를가리는 각료들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보고서 내용을 국민에게 공개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