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동평화를 모색하기 위해 16일 뉴욕에서 개최된 4자회담에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이스라엘의 대(對) 팔레스타인 정책 등에 대해 유엔과 유럽연합(EU), 러시아와 큰 이견을 보여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요르단강 서안 버스 폭탄테러로 이스라엘인 7명이 숨진 지 수시간 만에 열린 이날 회담에서 참석자들은 테러를 비난하고 3년 안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립해야 한다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요구에 지지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다른 참석자들이 앞으로의 평화 진척에 중요한 아라파트 수반의지위와 이스라엘의 대 팔레스타인 정책에 대해 심각한 이견을 노출했다. 부시 대통령은 아라파트 수반의 축출을 계속 주장하고 있으나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과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 페르 스티그 묄러 덴마크 외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아난 총장은 "두 국가가 평화롭게 공존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공동 목표이고 3년 안에 그 목표를 이룰 방법을 찾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며 "유엔은 아라파트 수반을 인정하고 있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다른 결정을 내릴 때까지 그와 계속 상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아라파트 수반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팔레스타인의 지도자"라고 말했으며 묄러 장관도 "지도자를 결정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국민의 몫"이라며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그러나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지도자 선출은 팔레스타인 국민의 권리임을인정하면서도 이번 4자 회담은 한 개인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입장을 명백히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아라파트 수반은 이날 이집트 위성TV와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가 자신을 후보로 지명할 경우에만 내년 1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 팔레스타인 정책에 대해서도 다른 참석자들과 대립했다. 파월 장관은 이스라엘의 안전가 호전됐다고 판단될 때까지는 이스라엘에 요르단강 서안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경제 제재조치를 해제하는 등의 양보를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난 총장은 "우리는 모두 안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하지만 팔레스타인 주민의 생활이 개선되고 팔레스타인 국가 건립을 위한 협상이 재개되지 않는 한 안전 개선은 결국 실패하게 될"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월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앞으로 3년 동안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돕기 위한 '행동 계획'에 대해 다른 참석자들의 지지를 호소했으며 이에 앞서 아리엘 샤론이스라엘 총리도 아난 총장에게 팔레스타인 주민을 돕기 위한 대규모의 인도주의적원조사업을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뉴욕 AP.AF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