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로 붕괴된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WTC)부지 재개발 방안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그라운드 제로'로 불리는 WTC 터의 건물잔해 제거작업이 이미 지난달 마무리되고 인근 `프레시 킬스' 쓰레기 매립장에서 진행돼온 잔해속 유해와 유품, 범죄증거분류작업도 공식 종료된 가운데 16일에는 6가지의 `그라운드 제로' 재개발 방안이발표된다. 이 문제에 정통한 관리들의 설명에 따르면 6개의 안은 100만㎡의 WTC 부지에 110층이었던 WTC 쌍둥이빌딩보다는 낮은 빌딩들을 건설하는 계획을 담고 있다. 익명을요구한 이 관리들은 각 방안들이 9.11 희생자들을 위한 기념시설 건립계획을 포함하고 있으나 일부 유족들이 요구한대로 쌍둥이 빌딩이 들어섰던 자리를 추도시설에할애한 것은 4개 방안에 그쳤다. 6개의 방안은 모두 대강의 초안으로 세부적인 건축계획을 담고 있지 않으며 `그라운드 제로' 재개발 방안을 둘러싼 제1라운드 논쟁의 단초를 제공해 줄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 방안은 오는 12월 확정될 예정이다. `그라운드 제로' 재개발 방안 작성 임무를 부여받은 맨해튼남부 개발공사(LMDC)의 매튜 히긴스 대변인은 "다음 단계는 가능한 한 다양한 의견개진의 장을 통해 대중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초안을 알고 있는 관계자들이 극소수에 불과한 상황에서도 이미 논쟁은 시작됐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15일 6개의 안을 모두 면밀히 검토한 결과 마음에드는 것이 없다면서 "나는 내 자신의 아이디어가 있으며 내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앞서 `그라운드 제로'가 `무덤'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면서 WTC 쌍둥이 건물이 섰던 자리에 새로운 빌딩이 건축되는 방안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혀 이 자리가 추도시설에 할애돼야 한다는 일부 유족들과 이들을 지지하는조지 파타키 뉴욕주지사의 반발을 야기한 바 있다. 9.11 테러로 딸을 잃은 퇴역 소방관 조지프 모러씨는 "쌍둥이 빌딩이 섰던 자리는 게티스버그나 하와이 진주만과 같은 성스러운 자리"라면서 보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주 공개된 뉴욕 포스트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뉴욕 시민의 48%는 쌍둥이 빌딩 재건축을, 50%는 다른 건물의 신축을 각각 선호한다고 응답해 일반 대중의의견도 팽팽히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관리는 재개발 방안들에는 극장이나 박물관같은 문화시설의 건립계획이 포함돼 있으며 건물주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뉴욕시립박물관과 뉴욕시립오페라단이 이곳에 입주할 것이라는 추측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한편 스테이튼 아일랜드의 `프레시 킬스' 쓰레기 매립장에서 진행돼온 WTC 붕괴현장의 희생자 유해와 유품, 범죄증거 분류작업이 15일 공식 종료됐다. 이곳에서는자원 경찰관과 소방관, 시 직원 등이 WTC 붕괴현장에서 트럭과 바지선으로 운반돼온200만t 가까운 건물잔해와 뒤틀린 철구조물 속에서 보존할 가치가 있는 물건들을 가려내는 작업을 벌여왔다. `그라운드 제로'에서의 잔해제거 및 유해ㆍ유품 발굴 작업은 지난달 28일 마지막 트럭이 `프레시 킬스'에 적재물을 내려놓으면서 공식 종료됐다. 가장 중요한 범죄 증거라고 할 수 있는 9.11 테러 당시 피랍 여객기의 블랙박스는 조각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블룸버그 시장은 `프레시 킬스' 작업장 폐쇄에 즈음한 기념식에서 "여러분들은희생자와 가족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했다"고 현장의 작업자들을 치하했다. (뉴욕 AP.AFP.dpa=연합뉴스)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