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5일 미국이 지난 1990년대 장기 경제 호황의 후유증을 앓고 있으나 경제의 기초는 여전히 튼튼하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앨라배마주 버밍엄의 앨라배마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우리 모두가 원하는 안정을 확보하려면 미국은 경제적으로 흥청망청했던 시기를 방금지난 뒤끝의 '숙취'를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전임자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우리는 무한한 이익의 세계에 있었지만 주식시장과 기업 이익에 관한 한 내일은 없었다"고 평가하고 "이제는 그러한 잔치 뒤끝의 숙취를 앓고 있다"고 말해 자신이 장기호황에 따른 부작용을 물려 받았음을 은근히 암시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 경제가 기본적으로 튼튼하다는 점을 여러분이 알기 바란다"고 말하고 미국 경제에 대해 "성장의 토대를 확보하고 있다"며 비교적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 낮은 물가상승률, 금리, 건전한 통화정책, 향상되는생산성을 꼽고 "경제는 되살아나고 있으며 그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5년만의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엔론과 월드컴 등 미국 경제계와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대기업들의 잇단 회계 부정 관행을 시정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지난주 발표했으나 주가 하락세를 멈추게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지는 않은 채 대통령 무역협상권 확대, 세율 인하, 긴축 재정 지속 등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앨라배마에 머무는 동안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해 민주당 소속인 돈 시겔먼 현 지사에 도전장을 내민 밥 라일리 연방하원의원 등 공화당정치인들을 위해 400만달러를 모금할 작정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