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의 한 무인도를놓고 벌어진 스페인과 모로코 간의 긴장사태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는 15일 모로코의 스페인령(領) 페레힐(Perejil) 섬 상륙과 관련, 스페인은 이번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지만 모로코의 섬 점령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의회에서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국제법의 회복을 위해 모든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스페인은 이번에 일어난 일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점령 이전의 상태로의 회복"이 필수적이며 모로코의 점령은 "양국관계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페드로 모레네스 스페인 내무차관은 이날 이번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무력사용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모로코 북동부 스페인령의 항구도시인 멜리야에서 "필요하다면 어떠한 합법적인 수단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로코에 압력을 가하는 모든 수단이 사용될 때까지 외교적인 다른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모로코 모하메드 베나이사 외무장관은 이날 스페인과 유럽연합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섬에 상륙한 모로코 병력을 철수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섬에 감시초소"를 세운 것은 "모로코의 주권이 집행되는 범위내에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모로코는 "솔직하고 개방적이며 평화적인 대화가 양국의 미래 관계를 구축하는 최선의 길임을 확신한다"면서 "레일라섬(페레힐섬의 모로코명)은 스페인과 모로코간에 논쟁을 벌일 영토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모로코 공보장관인 모하메드 아카리도 앞서 13일 스페인이 상황을 극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모로코는 지난 11일 십여명의 병력을 섬에 상륙시킨 것은 불법이민과 테러를 척결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럽집행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 모로코에 즉각 군대를 철수할 것을촉구했다. 집행위 대변인인 조나단 파울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번 사태를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스페인과 공고한 연대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중해 연안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대화에 있어 핵심 파트너인 모로코와의 상호의존적 우호관계"도 중요하다면서 사태의 원만한 해결과 모로코와의 우호관계가 지속되기를 희망했다. 문제의 페레힐섬은 모로코 북부해안의 스페인령 세우타에서 6km, 모로코 항구도시 탕헤르에서 동쪽으로 40km 각각 떨어져 있으며, 1668년 이래 스페인 영토로 인정돼 왔으나 모로코가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돼왔다. (마드리드.멜리야.브뤼셀.라바트 AP.AFP.d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