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등 조상 숭배 전통이 강한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부모의 유골을 미국으로 모셔 가는 '사후(死後) 이민'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안락한 내세(來世)'라는 제목으로 1면 등 2개면에 걸쳐 미국에서 유교적 전통을 지키려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새로운 풍조를 소개했다. 신문은 이를 가리켜 "망자(亡者)들의 이민이 이뤄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90년대 초만 해도 미국에 도착하는 한국인과 중국인 망자는 연간 2∼3명 수준이었으나 최근 들어 수백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은 주로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연안 대도시로 집결되고 있다는 게 이 신문의 설명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대표적인 예로 20년 전 미국으로 건너와 미용용품을 판매하며 5명의 형제 자매와 함께 뉴욕에서 살고 있는 김기철씨 가족을 들었다. 이 신문은 김씨가 지난해 8천달러를 들여 부모의 유골을 화장한 뒤 미국으로 옮겨 왔다고 전하고 부인 및 두 딸과 함께 새로 조성한 부모의 묘소에 절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소개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