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에 서식하는 각종 고둥이 먹이를 잡아먹는데 사용하는 독소가 모르핀보다 강력한 진통물질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제약회사들이 이를 이용한 차세대 진통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고둥이 분비하는 독소는 `코노펩티드'라고 불리는 것으로 모르핀 같은 아편제제보다 강력한 진통효과가 있으면서 부작용은 거의 없는 매우 이상적인 차세대 진통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현재 세계의 4개 제약회사가 이를 이용한 진통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암, 에이즈,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만성통증을 가라앉히는데 쓰이고 있는아편제제는 부작용이 심각한데다 진통효과가 완전하지 못하고 사용할수록 내성이 생겨 투여단위를 늘려야 한다. 미국 국립치의학-두개안면연구소의 통증 전문의 미첼 맥스 박사는 코노펩티드는통증을 가라앉히는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에 현재의 진통제를 대체할 수 있는 중요한 물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노펩티드를 이용한 새 진통제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 코그네틱스 제약회사의스코트 하겐 사장은 고둥 독소는 통증 수용체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부작용으로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고 밝혔다. 하겐 사장은 지금까지 국립보건연구원(NIH) 팀과 함께 연구해 왔으며 앞으로 NIH 산하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 연구팀과 함께 임상실험을 시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산호초에서 흔히 발견되는 고둥은 몸길이가 작은 것은 2cm에서 큰 것은10-12cm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고기나 벌레 또는 다른 고둥에 독소를 쏘아 기절시킨 뒤 잡아먹는다. 아일랜드의 엘란 제약회사는 이미 상용화에 가장 적합한 코노펩티드인 지코노티드를 개발해 임상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되었다. 엘란 제약회사는 내년까지 최종적인임상실험을 마치고 FDA에 승인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주에서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大堡礁)에서 서식하는 한 고둥으로부터 ACV-1이라는 진통물질을 추출해 신경이 손상된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지코노티드보다 진통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멜버른대학 생화학-분자생물학 교수 브루스 리베트 박사는 밝혔다. (워싱턴 UPI=연합뉴스) skh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