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컴과 엔론 등 거대기업의 회계부정이 터져나오고 있지만 사실상 회계부정의 '원조'는 세계최대 기업 격인 '미국 정부'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AP통신 경제전문 기자인 마틴 크루트싱거는 14일 이같이 평가하면서 최대 기업들도 상상치도 못할 수준의 수익 과다계상, 채무 은폐 그리고 예산 사기 등이 미국정부의 회계장부에서 판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루트싱거는 미 의회가 지난해 기업들에 분기별 세납일을 전환키로 결정함에따라 330억달러가 감세 비용으로 소요됐으며 공화당과 민주당이 수년간 적자를 메꾸려고 특별예산 등을 추진해왔다고 지적했다. 미국 하원예산위원회의 빌 프렌젤(공화.미네소타주)은 "심지어 부정기업을 포함한 전세계 기업의 장부를 검토하더라도 이들 기업이 미 연방정부 예산보다는 조작을 덜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12일 2002회계연도에 1천65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당초 예상치인 1천6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는 등 예산수치 발표도번복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컨설팅회사인 플레이시먼-힐라드의 예산전문가인 스탠리 콜렌더는 "정부가 정확한 예상치를 입안하는데 지속적으로 무능함을 드러낸게 가장 눈에 띠는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기업회계방식에 부합해 새로 도입한 회계방법을 동원한 결과, 전역자 보험 수혜비용 등이 합산돼 기존 발표치와 다르게 지난해 예산이5천148억달러의 적자를 냈다고 밝혀 충격을 던져줬다. 기존의 회계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회계감사원(GAO)의 데이비드 월터 감사관은이같은 예산상의 문제에 대해 자금이 빼돌려진게 아니라 다수의 정부기관들의 낙후된 회계시스템이 이를 추적하지 못해 생겼다고 밝혔다. 월터 감사관은 정부 기관들이 투명한 감사보고서를 작성토록 촉구할 작정이라고밝혔으나 회의론자들은 이같은 노력의 성공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의회예산국장을 역임했던 로버트 레이스챠우에르는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정부의 많은 회계가 희망없이 혼돈에 빠져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