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의 10% 이상이 에이즈 감염자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어린이용 TV 프로그램에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설정된 인형이 곧 등장한다. 12일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남아공판 '세서미 스트리트' 프로인 '타칼라니 세서미'의 오는 9월30일자 방영분에 이 인형이 처음으로 등장하는데 쾌활한 성격의 여성으로만 알려진 이 인형은 이름이나 형태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에이즈회의에서 이같은 계획을 발표한 세서미 스트리트 워크숍의 수석자문 조엘 슈나이더는 이 프로그램의 주 시청자인 학령 전 어린이들에게 이 인형은 "좋은 역할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에는 이미 에이즈감염자 배역이 등장하는 어린이 프로가 하나 있지만 3-7세 어린이를 겨냥한 이같은 성격의 프로그램은 처음이다. 슈나이더는 새 캐릭터가 "많은 에이즈 감염 여성들이 오명을 쓰는 사회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잘 헤쳐나가고 사회생활도 잘 해나가는 당당한 여성상"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이 캐릭터가 미국을 비롯, '타칼라니 세서미' 프로를 방영하는 8개국중 일부에 수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제작되는 만큼 섹스와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적절한' 메시지를 던지도록 세심하게 노력할 것이라면서 이를테면 "내가 손가락을 베면 어떻게 해야 할까, 네가 손가락을 베면 내가 어떻게 해 줘야 할까"와 같은 문제가 던져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회의에서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남아공의 일부지역에서는 가임연령층 여성의 40%가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는 2010년까지 아프리카 전체 어린이의 6%에 가까운 2천만명이 에이즈로 고아가 될 것이라는 전율할 전망이 나왔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