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前) 유고 대통령 조란 릴리치가 그의 후임자인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의 유엔 전범 재판소 전범사건 증언을 위해 11일 체포돼 네덜란드헤이그로 압송됐다고 그의 아내와 변호인이 밝혔다. 릴리치는 지난 1993년부터 1997년까지 당시 붕괴되고 있던 유고슬라비아 연방공화국의 허수아비 대통령직을 맡은 뒤 그의 정치적 후견인인 밀로셰비치에게 대통령직을 넘겼다. 릴리치는 3대 발칸전쟁중 대량학살과 인류에 대한 범죄로 기소된 밀로셰비치 전범사건 재판중 검찰측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도록 유엔 전범재판소로부터 소환장이 발부됐었다고 릴리치의 변호인인 드라간 사폰지치가 밝혔다. 사폰지치는 AP통신과의 회견에서 "릴리치씨는 (당초) 이 전범재판소에 출석해 증언하기를 거부했었다"면서 "유고정부는 유엔전범재판소의 요구에 응해 전임 국가원수(릴리치)를 체포해 강제로 비행기에 태워 헤이그로 압송했다"고 말했다. 릴리치의 네덜란드 도착시간에 관해선 알려지지 않고 있는 데 유엔 전범재판소의 관리들은 이에 관해 즉각적인 논평을 거부했다. 사폰지치 변호사는 또 지난 2000년 10월 밀로셰비치 대통령을 축출했던 유고 정부의 지시에 따라 베오그라드의 한 법원이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소개한뒤 릴리치가 "헤이그 전범재판소의 요구에 따라 이날 법정에 출두했다"고 밝혔다. 사폰지치 변호사는 또 릴리치가 헤이그로 자발적으로는 가지 않겠다고 거부한 뒤인 이날 오후 6시(한국시간 12일 오전 1시)께 체포돼 네덜란드로 압송됐다고 말했다. 릴리치의 아내인 류비카는 기자들과 전화통화를 통해 흐느끼면서 자기 남편이 베오그라드 도심지에 있는 사무실에서 연행돼 갔음을 확인했다. (베오그라드 AP=연합뉴스) han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