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일 중동문제와 관련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압둘라 요르단 국왕과 전화통화를 갖는 등 적극적인 외교중재 노력을 재개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경호대 책임자를 체포하고, 파타운동 서안지구 지도자로 지난 4월 체포된 마르완 바르구티를 민간법정에서 재판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이-팔간 긴장은 계속됐다. ▲부시 대통령 중동외교 재개 = 부시 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 및 압둘라 국왕과의 통화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 이전에 팔레스타인 정부 내부에 광범위한 개혁이 필요하다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요르단강 서안 재점령을 중단하라고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는 종전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랍 두 정상은 미국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비롯, 요르단강 서안.가자지구 등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를 위한 협상 재개를 위해 신속히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장관들은 다음 주 백악관에서 중동 관련 회담을 갖는다. 당초 오는 15~16일 이틀간 열릴 예정이던 미국, 유엔, 유럽연합(EU), 러시아간 '중동 4자회담'은 참가국 대표들의 여행일정 조정 등 기술적 문제로 인해 16일 하루로 축소됐으며 16일 열릴 예정이던 4자+아랍 3국 외무장관 회담 일정 역시 조정돼16일 오후 만찬에서 4자+요르단.이집트 외무 장관간 회동만 이뤄질 것이라고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중동 지역에 이-팔 사태 악화를 초래하게될 '권력 공백' 현상이 초래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과 국제 사회가 조속히 중동 평화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팔 긴장 계속 = 이스라엘 특수군은 11일 새벽 아라파트 수반의 청사가 있는 라말라 인근 마을을 습격해 아라파트 수반의 엘리트 경호대인 '17군' 경호 보안국 책임자인 압델라힘 알-누바니 대령을 체포했다고 팔레스타인 관리들이 밝혔다. 이스라엘은 '17군' 소속원들이 이스라엘인을 목표로 한 공격을 주도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스라엘은 또 요르단강 서안 북부에서 다른 팔레스타인 조직원 13명을 체포했다. 한편 이스라엘 사법부는 알-아크사 순교자 여단의 활동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바르구티를 군사법정이 아닌 일반 민간인 법정에서 재판을 받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바르구티는 지난 4월 라말라에서 체포됐다. 아라파트 수반은 이날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이스라엘을 위해서도 현재 자행되고 있는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가속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예루살렘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