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사로 재직중 이뤄진 주식거래를 뒤늦게 신고해 구설수에 올랐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이어 딕 체니 부통령도 재직했던기업의 회계부정과 관련해 시민단체로부터 제소를 당해 구설수에 올랐다. 체니 부통령은 또 엔론의 회계부정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 한 혐의로 유죄평결을받은 회계감사업체 아서 앤더슨을 찬양하는 홍보 비디오에 출연했던 사실이 뒤늦게알려지는 등 잇단 악재에 내몰리고 있다. `사법감시'라는 시민단체는 10일 석유관련 서비스업체 핼리버튼이 99년에서 2001년 사이 소득을 4억4천500만달러 부풀려 주주들에게 손실을 입혔다면서 이 회사에서 최고경영자로 5년간 일했던 체니 부통령과 회사 법인을 다른 전현직 임직원들과함께 제소했다. 핼리버튼은 98년 회계방식 변경을 통해 고객이 지불을 동의하지 않은 장기 건설공사의 추가비용을 수입으로 잡을 수 있도록 했다. `사법감시'는 이같은 회계방식은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관행과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사법감시'는 기자회견을 통해 텍사스주 댈라스의 연방지방법원에 이 사안을 제소했다고 밝혔으며 댈라스 법원 관계자들도 제소가 접수됐음을 확인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과 제니퍼 밀러와이즈 부통령 대변인은 한결같이이 "소송은 아무런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체니 부통령이 95년부터 2000년까지 최고경영자로 일했던 핼리버튼은 지난 5월28일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자사가 98년 채택한 회계방안의 적정성에 관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SEC는 아직 핼리버튼에 아무 혐의도 적용하지 않고 있다. 래리 클레이먼 `사법감시' 회장은 핼리버튼의 회계관행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손실액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엄청난 규모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이로 인해 손해를 본 무고한 보통사람들을 위해 소송에 나섰다"고 말했다. 더그 포시 핼리버튼 최고재무책임자는 "그들의 주장은 진실이 아니며 근거도 없다"고 반박하고 "SEC가 우리 회사의 회계절차에 관해 품은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법감시'의 소송에는 핼리버튼 주주 두명이 원고로 참여하고 있으며 제소대상은 체니 부통령과 핼리버튼 법인 이외에 회계감사 업체 아서 앤더슨, 핼리버튼 이사회 관계자 13명, 아서 앤더슨의 전(前) 북미담당 책임자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앞서 유력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핼리버튼 최고경영자로 재직하던당시의 체니 부통령이 다른 기업 최고경영자들과 함께 출연한 아서 앤더슨의 홍보 비디오를 입수해 인터넷을 통해 공개했다. 96년 제작된 이 비디오에서 체니 부통령은 "나는 (아서 앤더슨으로부터) 단순한회계장부 감사를 넘어 우리의 사업방식과 운영방식에 관해 훌륭한 조언을 얻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한편 미국 상원은 일련의 표결을 통해 기업 사기범죄와 문서파기 행위를 더욱엄격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들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기업부정 척결을 다짐한 부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에따라 증권사기 범죄는 최대 10년 징역형에 처해지게 되며 사내 비리 고발자에 대해서는 연방 정부의 보호혜택이 주어진다. 회사의 거짓 재무정보 보고서를 승인한 최고경영자와 최고재무책임자는 5년에서10년의 징역형과 50만달러에서 100만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지게 된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