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 이후 복합 호르몬 대체 요법을 받는여성은 유방암이나 뇌졸중 또는 심장 발작을 일으킬 위험이 현저히 높다고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가 9일 밝혔다. 국립보건원은 이에 따라 당초 8년으로 예정됐던 호르몬 대체 요법(HRT)의 임상실험을 3년 앞당겨 중단하고, 1만6천600명의 임상실험 환자들에게 더 이상 호르몬제를 복용치 말라는 서한을 보냈다. 미국의학협회지에 게재된 이번 연구 결과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의 복합 투여가 여성을 폐경기 이후의 심장질환에서 보호하지 못한다는 의사들의 지난주 보고에 뒤이어 HRT에 두 번째 타격을 안겨 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이들 호르몬을 장기간 사용하면 심장질환을 예방하고 뼈를 단단하게 하며 전반적으로 여성의 건강을 더 오래 유지지켜 준다는 의사들의 오랜 믿음에 따라 600여만 여성이 다양한 이유로 HRT를 받고 있다. 연구진을 이끈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의 잭 로소우 박사는 성명을 통해 "에스트로겐과 함께 프로게스틴을 사용하는 여성은 앞으로 계속 사용할지 여부를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연구소 클로드 렌펀트 부장은 "심장 혈관과 암의 위험이 혜택 가능성을 넘어서며,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26%나 높아진다면 설령 심장에 혜택이 있다고 해도 너무큰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HRT는 이밖에도 골다공증의 척도가 되는 골반 골절의 위험을 낮추는 것은 사실이나 뇌졸중과 심장 발작의 위험을 각각 41%와 29% 높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이같은 조사 결과가 나온 후 뉴욕 증시에서는 `프렘프로'라는 인기 호르몬제를만드는 제약회사 와이어스의 주가가 24%가 넘게 폭락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와이어스는 지난 3월 아메리칸 홈 프로덕츠라는 예전의 회사 이름을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