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근 반(反) 프랑스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 맨해튼에서 열린 불미(佛美)재단 주최의 한 세미나에서 미불관계를 주제로 연설을 한 파리정치학연구소의 쥐스탱 베스 교수의 말을 인용, 프랑스에서는 강한 반미감정이 표출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반불감정이 높아지고 있다고지적했다. 미국에서 반불감정이 생기고 있는 원인은 몇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프랑스에서 잇따라 반유대 사건이 터졌고 장 마리 르펭의 극우정당이 세를얻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사태에 있어 프랑스가 친이스라엘 성향을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티에리 메이상이라는 작가가 '가공할만한 사기극'이라는 책을 통해 지난해 9.11 테러사건이 미국 정부의 음모로 생긴 것이라는 주장을 한 것도 반불정서를 부추기는데 크게 작용했다. 같은 시기에 프랑스에서도 반미감정이 고조됐다. 9.11 테러사건 이후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외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미국을 방문하는 '반짝 화해'가 있긴 했지만 프랑스국민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아프가니스탄전쟁에 극렬히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2월에는 위베르 베드린 외무장관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을 별 것 아닌 것으로 폄하했다. 최근 부실회계관행과 관련해 프랑스 최대의 미디어그룹인 비벤디 유니버설의 장마리 메시에 회장이 물러선 것도 유사한 관점에서 해석됐다. 프랑스 간부들에게 회의때 영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 친미 경향을 띠어서 주주들이 그를 매우 싫어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회장이 들어서면서 이 회사는 미국인 임원들에게 프랑스 역사와 교양을가르치는 것은 물론 그들이 프랑스를 좋아한다는 것을 밖으로 나타낼 것을 요구하게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프랑스내 한 유대사원 및 프랑스와 벨기에계 유대인에 대한 공격으로 인해미국 일각에서는 프랑스와 벨기에를 여행하지 말도록 하는 이례적인 권고가 나오고있기도 하며 미국유대인협회는 미국이 지난 4월의 칸 영화제도 보이콧해야 한다고주장하기도 했었다. 한편 쥐스탱 베스 교수는 두 나라가 이렇게 으르렁거리는 것은 애증관계이며 각자가 상대에 대해 우월감을 느끼고 자신들이 이 세계를 향해 뭔가 가르칠 것이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