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의붓아들 모하마드 사피(36)가 3일 유효한 학생비자없이 미국에 입국하려다 플로리다주(州)의 마이애미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고 미국 이민귀화국(INS)이 4일 밝혔다. 사피는 마이애미 국제공항 인근의 비행학교인 에어로서비스(Aero Service)에서 비행자격증을 재발급 받기 위한 비행교육을 받을 예정이었다고 제임스 골드만 INS 보좌관이 밝혔다. 이 비행학교는 지난 9.11 테러당시 펜실베이니아주에 추락한 유나이티드 항공소속 보잉 93편을 납치, 조종했던 테러용의자 지아드 자라가 다닌 학교다. 사피는 뉴질랜드를 출발,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3일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했으나 비행학교 입학에 필요한 학생비자가 아닌 관광비자로 입국하려다 미 당국에 붙잡혔으며 2일 로스앤젤레스 공항세관에서는 비행학교 수강목적을 밝히지 않아 미 당국의 추적을 받았다. 사피는 심문을 받은 후 공항인근의 불법이민자 수용을 위해 만들어진 크롬수용소(Krome Detention Center)에 연금됐으며 뉴질랜드로의 강제추방절차를 받고 있다고 골드만 보좌관이 밝혔다. 뉴질랜드의 '위켄드 헤럴드'는 사피는 뉴질랜드에 6년째 살며 시민권을 획득, 가족과 함께 살아오고 있으며 지난 12월 뉴질랜드 항공에 엔지니어로 취직했다고 보도했으나 뉴질랜드 항공은 이에 대해 '사생활에 관한 문제'라며 확인을 거부했다. 신문은 또 지난해 9.11테러 당시 뉴질랜드 정보기관에서 사피가 후세인 대통령의 의붓아들이란 사실을 안 뒤 사피를 조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채널4 방송은 이민국 관리의 말을 인용, 사피가 어느 곳에서나 받을 수 있는 비행실습교육을 받기 위해 지구를 반바퀴나 돌아 미국에 왔다는 점이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는 후세인 대통령을 테러지원 혐의로 기소한 상태며 조지 W.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달 중앙정보국(CIA)에 후세인 제거 계획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이날 보도했다. (마이애미.워싱턴 AP.AFP.dpa=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