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박빙의 승리를 안겨준 플로라다주에서 견공이 공화당 하원의원 후보 지명선거출마를 선언하는 희한한 일이 발생했다. 2일 CNN 인터넷판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의 전세보트 선장인 웨인 겐트너는 1일 애견 '퍼시'를 오는 11월 실시되는 하원의원 후보 지명전에 출마시키겠다고 밝혔다. 경쟁상대는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인 캐서린 해리스로 논란을 빚었던 2000년 대선에서 플로리다주 선거감독관을 맡아 부시 대통령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거물. 선거 규정상 개는 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겐트너는 이달 하순 자기 이름으로 기명후보에 등록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지지 유권자들은 진짜 후보인 퍼시의 이름을 써넣어 달라고 당부했다. 기명후보는 투표용지에 이름이 오르지 않으나 유권자들이 이름을 직접 써 넣을 수 있다. 겐트너가 콜리와 셰퍼드 잡종인 퍼시를 출마시키는 것은 미국 선거자금 모금의불공정성을 풍자하기 위한 의도에서다. 일반 시민은 선거 자금 모금에서 사실상 제외된다는 주장이다. 개를 유명 인사와 맞상대 시킴으로써 유권자들에게 시민권 박탈과 소외 문제를부각시키고 시민 모두가 아직 미완성인 민주주의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는 것이 겐트너의 바람이다. 겐트너를 선거참모로 하고 자원자들이 주축을 이룬 `퍼시'진영은 이미 가두 유세에 나섰다. 지금까지 쓴 선거 비용은 전단을 복사하는데 든 단돈 600달러. 선거 공약은 범죄와의 전쟁. 개가 항상 범인을 쫓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퍼시는 때마침 거세를 했기 때문에 성추문 걱정이 없다는 것도 강점이다. 이미 17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한 해리스 선거 본부는 퍼시의 도전에 아직은너그로운 입장이다. 해리스의 선거 대변인 제시카 퍼스트는 퍼시는 발이 많아서 유권자와 악수하기가 편하겠다고 농담할 정도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기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