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오는 4일 독립기념일에 추가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명소의 상공을 비행금지 구역으로 일시 지정하는 등 보안 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2일 독립기념일 행사를 개최할 예정인 재외공관에 보안상태를 재검토하도록 지시하고 해외 거주 미국인들에게는 테러 공격에 대비하라고 촉구했다. 수도 워싱턴 시당국은 독립기념일 행사가 열리는 내셔널 몰 주변에 금속탐지기가 설치된 방책을 세우는 한편 2천여명의 경찰과 경찰견을 행사장 주변에 배치, 테러를 예방토록 했다. 또 워싱턴 상공에는 공군 전투기들이 초계 비행을 하고 해안경비대 감시선들은 유람선들이 불꽃 축제가 벌어지는 포토맥 강의 항구로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등워싱턴 전역에서는 독립기념일 동안 육.해.공의 입체적인 경계활동이 펼쳐진다. 9.11 테러의 최대 피해지역인 뉴욕시도 가용 경찰력을 행사장 경계에 총동원하고 자유의 여신상 상공을 비행금지 지역으로 설정하는 등 보안 강화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시는 불꽃 축제가 열리는 이스트 강 주변에 14개의 검문소를 설치하고 테러범들이 방사능 폭탄인 `더러운 폭탄'을 터트릴 것에 대비해 사복경찰들이 방사능 계수기를 소지한채 보안 활동을 펼치도록 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사법 기관의 전문가들이 행사장 주변에 전략적으로 배치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것"이라며 시민들이 테러 가능성에 동요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밖에 매년 30여만명의 관람객이 불꽃 축제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이리호(湖)연안의 오하이오시 등에서도 삼엄한 경계가 펼쳐질 예정이며 미 연방항공청(FAA)은세인트루이스의 게이트웨이 아치와 사우스다코다주(州)의 러시모어산 국립추모관 등을 비행금지 지역으로 일시 지정했다. 미 국무부도 독립기념일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250여개의 재외공관에 보안상태를 재점검하고 테러를 예방할 수 있는 사전 보안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재외공관이 주최 또는 후원하는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테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보안조치를 취하라는 지시를 이미 지난달 내렸다"며 "테러 발생 우려 때문에 기념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한 재외공관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1일 "테러범들이 미국 관련 시설이나 미국인들에게 추가 테러를 가할 것이라는 믿을만한 징후들을 포착했다"며 외국 거주 미국인들이 자살폭탄공격 등 테러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미 행정부의 추가 테러 경고 등으로 해외 거주 미국 사업체와 학교 등이 독립기념일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의 미국 국제학교는 추가 테러 발생 가능성을 우려해 독립기념일 행사를 전면 취소했고 쿠웨이트 주재 미국사업회의도 기념일 행사 계획을 폐기했다. 지난 97년부터 쿠웨이트에 거주하고 있는 낸시 아바스는 "지난해에는 여러 사람이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해 아이들과 함께 게임을 하면서 즐거운 보냈다"며 테러우려로 행사가 취소된 것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했다. (워싱턴.뉴욕 AP.AFP=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