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막을 내린 선진 7개국과 러시아(G8)정상회의에서 빈곤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정책이 발표됐지만 당사자인 아프리카 국가들과 구호기관 요원들은 지원계획이 알맹이가 없고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G8은 이틀간의 정상회의를 마치면서 수십억달러가 신규지원될 아프리카 행동계획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신(新) 파트너십(NEPAD)'을 승인했다.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주창한 NEPAD는 외국의 지원보다는 투자가 개발을 촉진할 것이라는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아프리카 국가들이 안정과 법치주의, 선정(善政) 등을통해 외국 자본 유치에 적합한 조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 말리에서 개최중인 아프리카 `빈국(貧國) 정상회의 참석 대표들은 28일 G8 정상회의 결과 나온 아프리카 지원 행동계획에 대해 "성과가 없다"며 맹비난했다. 말리아 니제르, 세네갈, 기니, 부르키나 파소 등 5개국 대표들은 "이번 G8 정상회의는 구체적인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으며 그저 아프리카인들로 하여금 탄식하게끔 만드는 말의 성찬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현지 청년단체의 한 관계자는 "계획이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번 G8 회담 결과는 회의적"이라고 말했으며 상당수 대표들은 무엇보다 우선 순위가 높은 부채 문제가 제대로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돈 매키넌 영연방 사무총장도 G8 정상회의 결과에 실망감을 표시하면서 주요국가들의 "근본적인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G8 국가들은 너무 작고 너무 늦은 결과를 가져오는 태도에서 벗어나 아프리카가 스스로를 도울 수 있도록 공정한 조건을 마련해준다는 더욱 너그러운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키넌 사무총장은 아프리카는 서구와의 공정경쟁을 논하기 전에 무역에의 접근, 지원, 부채 탕감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경제적으로 불균형한 경쟁조건은 전적으로 유지불가능할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에도 위협"이라고 밝혔다. 지난 1985년 에티오피아 기아 난민지원을 위해 전세계 음악인들이 참여한 '라이브 에이드(Live Aid)' 공연을 기획했던 록가수 출신 구호운동가 봅 겔도프는 27일 BBC에 출연, "G8 정상들이 밝힌 아프리카 지원액수는 이 대륙이 겪고 있는 고통의 규모에 비하면 부적절한 것이며 그나마도 찔끔찔끔 나눠줘 효과가 적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0년 아프리카 지원액은 190억달러였지만 지금은 120억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미국의 경우 면화를 재배하지 않는 조건으로 미시시피 면화 재배농가당 연간 80만달러를 지급하지만 아프리카 말리의 농민은 면화를 키워 1주일에 1달러를 번다"고 두 대륙간의 엄청난 격차를 강조했다. 국제구호기관인 옥스팜의 필 트위포드 대변인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현대판 '마셜 플랜'으로 지칭한 G8의 아프리카 지원계획에 대해 "블레어 총리를 비롯한 G8 정상들은 이 회의를 위해 한해를 소모하고도 끝내는 아프리카에 등을 돌렸다"고 평가절하했다. 미국 워싱턴의 비정부기구 `50년으로 충분해'의 은조키 은조르게 의장은 "새로운 것이 없다. 낡은 아이디어를 새로운 이름으로 재포장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대(對)아프리카 투자 촉진을 위해 구성된 민간단체 `아프리카 기업협의회(CCA)는 최근 출간된 저서 `아프리카 2002'를 통해 아프리카 문제의 진정한 해결책은 지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 상품에 세계 시장을 개방하고 정부지원을받는 값싼 미국제품의 대아프리카 수출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런던.워싱턴 AFP.dpa=연합뉴스)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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