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은 28일 밤(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종합청사를 대부분 파괴했으며 4일간 투항을 거부한채 건물 안에 은신해 있던 무장대원들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스라엘군 라디오가 보도했다. 이 방송은 `무가타'라고 불리는 치안.행정 기능의 종합청사가 파괴된 후 이스라엘군이 현장을 수색할 수 있도록 군 불도저들이 잔해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헬기들이 주변을 선회하던 가운데 큰 폭발음에 이어 청사가 불길에휩싸였으며 총기 발사음도 들렸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4층 건물 가운데 아래쪽 3개층의 4분의 1 가량이 날아가 버렸다고밝혔다. 앞서 이날 저녁 이스라엘군 병사들은 자신들에게 쫓기다 `무가타' 건물 내로 피신했던 15-20명의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을 끌어내기 위해 이 건물에 진입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스라엘군 라디오는 건물 내에 은신해 있던 무장대원들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끄는 파타운동 (이스라엘어 탄짐) 소속이라고 군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방송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청사를 폭파하기 전 이들에게 투항할 것을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탈랄 사드르 전(前)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내각장관은 앞서 `무가타'로 들어가무장대원들과 투항협상을 위한 대화를 시도했으나 이들을 찾지 못해 실패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건물 안에 있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밖으로나올 것을 촉구했으나 실패한 후 엔지니어가 `무가타'의 일부를 폭파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5일 헤브론에 진입했으며 팔레스타인측의 잇단 자폭테러에대한 대응으로 현재 8개 팔레스타인 주요도시들 가운데 7개 도시를 점령 중이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모조 폭탄과 탄띠를 둘러 자살폭탄 테러범과 비슷한 복장을한 팔레스타인 아기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스라엘 신문들의 1면을 장식한 이 사진 속 아기의 숙부라고 밝힌 한 남자는영국 스카이 뉴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진은 진짜이며 6개월전 한 지방대학에서 열린 파티에서 촬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산 카티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노동장관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아이들에게 이스라엘인들에 대한 폭력을 가르치는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라면서 자신과 자치정부는 자폭테러에 반대하지만 이것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을 점령한 데 따른 "불행하지만 불가피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가자지구의 가자시티에서는 하마스의 정신적 지도자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이 팔레스타인 당국의 가택연금 조치에도 불구하고 1천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이끌고 시위를 벌였으나 이를 지켜보던 팔레스타인 경찰은 그를 제지하지 않았다. 요르단강 서안의 나블루스에서도 팔레스타인 옹호단체 소속 외국인 회원 40여명을 포함한 100여명이 이스라엘군의 통행금지 조치를 거부하고 시내에서 시위 행진을벌였으나 건물 옥상에서 이들을 감시하던 이스라엘군은 개입하지 않았다. (헤브론 AFP.AP=연합뉴스)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