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2위 통신업체 '월드컴'으로 이어진 기업들의 잇단 회계부정이 투자자를 동요시키는 차원을 넘어 소비자 신뢰를 해치고 정가에도 위기감을 확산시키는 등 정치-경제적 파문이 커지고 있다. 월가의 투자자들이 이미 중동사태와 추가 테러공격 위협 등으로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터져나온 월드컴의 회계부정은 번갯불과 같은 충격을 던져줬다. 주가는 급락하고 정치인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며 우려를 나타냈다. 캐나다에서 열린 서방선진7개국과 러시아(G8) 정상회담에 참석 중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즉각적인 분노를 표명하며 연방당국의 조사를 발표하는 등 민주당의 '정치공세'라며 소극적 입장을 보인 작년 겨울의 엔론사 회계부정 때와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민주당이 월드컴 사태를 계기로 기업들의 회계부정을 올 11월 중간선거의 쟁점으로 부각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철저한 조사를 통해 투자자뿐만아니라 직원들을 호도한 사람들을 가려내 책임을 지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존 매케인과 바이런 도건 상원의원은 기업들의 회계부정이 이 정도가 될 때까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질타하며 "SEC는 수치심으로 목을 매야 할 것"이라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인 상당수가 연금운영 등을 통해 주식을 갖고있는 만큼 이번 기업 회계부정 확산은 투자자 뿐만아니라 소비자들의 신뢰까지 저해하기 시작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코노미닷컴(Economy.com)의 수석경제학자 마크 잔디는 "이번 사태는 투자자와 기업의 신뢰를 흔들 것이 확실하며 나는 소비자들의 신뢰까지 조만간 흔들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는 불확실한 경기회복 과정에서 또하나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빌 클린턴 전대통령의 수석 경제보좌관을 지낸 진 스펄링도 "기업 회계부정과 불안한 중동사태, 악화되는 국가재정 등 다양한 부문에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기회복의 견인차가 돼줄 것으로 희망해온 (소비자)수요가 약화돼 온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 경제가 비록 느리기는 해도 회복을 지속해 나갈 것이며 다시 경기침체로 빠져들지는 않을 것이란 낙관론은 여전히 유지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