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야세르 아라파트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제거해야 한다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연합(EU)간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서방선진 7개국과 러시아(G8)간 정상회담 참석차 캐나다를 방문중인 부시 대통령은 27일 팔레스타인의 정치, 안보 분야에서 획기적인 개혁이 필요하며 이와함께 아라파트 수반도 제거해야 한다는 자신의 중동평화안에 대해 "유럽 지도자들 대부분이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EU 고위 관계자는 이날 "EU는 아라파트를 제거해야 한다는 부시 대통령의 요구에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G8 정상회담 개막 전야 실무만찬 석상에서 논의된 내용에 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면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개혁할 필요는 있으나그것이 아라파트 수반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아라파트 수반에게 물러나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라파트 수반이 현재 존재하고 있으며 지금 상황이 우리가 바라는 바는 아니다. 개혁은 필요하며 제도는 민주적으로 돼야만 한다. 그러나 G8이나 국제사회전반도 누가 팔레스타인 국민의 지도자가 돼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발언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EU는 아라파트 수반이 물러날 필요가 없다는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아라파트 제거가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의 조건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도 이날 아라파트 수반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아라파트 수반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으로 있는 한 계속해서 우리의 대화 상대자"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유럽 지도자들 대부분이 팔레스타인에 자유선거와 새로운 헌법, 법치와 투명성이 필요하다는 점에 이해를 표시했으며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의 전제조건으로 아라파트 수반의 축출을 요구하고 있는 자신의 중동평화안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중동에 대한 나의 제안에 대해 유럽 지도자들이 매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면서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해, 아라파트 수반 축출에 미온적이었던유럽 지도자들로부터 모종의 양보를 얻어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카나나스키스 AFP=연합뉴스) h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