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월드컵 결승에 진출함에 따라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월드컵 열기가 자신의 재선가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 참석중인 슈뢰더 총리는 지난 25일 독일이 한국을 물리치고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자 즉석에서 휴대폰으로 루디푀일러 독일팀 감독에 전화를 걸어 선전을 치하했다. 슈뢰더 총리는 오는 30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월드컵 결승에 참석, 독일대표 선수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또한 오토 쉴리 내무장관겸 체육장관은 전세기를 동원해 집권 사민당 출신 정치인 여러명과 함께 요코하마에 가서 월드컵 결승전을 참관할 예정이다. 야당인 기민-기사당 연합의 총리후보인 에드문트 슈토이버 기사당 당수도 월드컵 결승전에 참가한다. 슈토이버 당수는 프로축구팀 바이에른 뮌헨의 집행이사 자격으로 독일축구협회(DFB)의 초청으로 요코하마에 가게 됐다고 독일 언론들이 전했다. 집권 사민당은 올해 들어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줄곧 야당인 기민-기사당 연합에뒤지고 있어 슈뢰더 총리의 재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독일이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할 경우 여당에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는 축구와 정치의 밀접한 연관성은 이미 역사적으로 수차례입증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독일팀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경우 국민들 사이에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고조되고 정부와 여당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천만명의 독일 국민들이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가운데 슈뢰더 총리가 독일 선수들의 선전을 축하하는 장면이 연출될 경우 독일인들의 정부에 대한 일체감이 증대되고 이는 여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독일은 지난 74년 헬무트 슈미트 총리 집권 당시와 90년 헬무트 콜 총리 당시에월드컵에서 우승한 바 있는 데 이어서 실시된 총선에서 슈미트와 콜 모두 재선에 성공한 바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