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과학자와 지지자 등 350여명은 27일 모스크바 시내 정부청사 앞에서 임금 인상과 과학두뇌 해외 유출 방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모스크바 외곽 120㎞ `푸쉬치노 과학 연구단지'에서 올라온 과학자들은 정부의과학 홀대 정책으로 과학 두뇌들이 비참한 박봉에 시달린 나머지 해외로 빠져나가고있다고 주장했다. 푸쉬치노 생화학연구소 노조위원장 표도르 브로브코는 "박사급 연구원들이 60달러의 월급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들은 해외에 나가면 연봉 10만달러는 받을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로브코 위원장은 또 "연구단지에는 현재 70세 이상 노인들과 학생들만 남아있다"면서 "그나마 남은 학생들도 외국 취업 기회를 잡기 위해 잠시 머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물학도인 파벨 메드베데프는 "학생들은 현재 한 달 기숙사비의 절반도 안되는200루블(6.5달러)의 보수를 받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과학계에 계속 남기 위해서는 부업을 갖거나 부모님께 손을 벌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는 싫다"고 이직 의사를밝혔다.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부총리는 이에 "2003년 과학 예산을 대폭 증액할 계획"이라고 약속하면서도 "그러나 그 증액분은 과학계 현실을 개선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것"이라고 예산상 어려움을 토로했다. 푸쉬치노 연구단지 과학자 30여명은 최근 사흘 동안 걸어서 모스크바로 상경,시위를 가졌다. 한편 빅토르 칼리누쉬킨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원장은 지난 20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1991년 소련 붕괴 후 지금까지 모두 50만 명의 러시아 과학자들이 해외로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