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국가들은 25일 팔레스타인 지도부 선출은 팔레스타인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야세르 아라파트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 교체 요구에 대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EU 순회의장국인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성명을 내고부시 대통령의 평화안은 중동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단계"라고 평가하면서도"자유롭고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뽑는 것은 팔레스타인인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밝혔다. EU는 이어 PA의 강도 높은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PA와 이스라엘은 선거가 조기에 실시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셉 피케 스페인 외무장관은 아라파트 수반이 "지금은" 팔레스타인의 합법적인지도자라며 새 팔레스타인 지도부 선출 문제에 대한 EU의 입장을 확인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안보고위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EU는 선출된 PA 수반으로서 아라파트 수반에게 계속 신뢰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솔라나 대표는 "아라파트 수반은 선거일정을 이미 확정했고, 선출된 지도자는선출된 지도자로서 계속 대우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아라파트 수반이 정치.경제개혁의 약속을 지켜야만 하며 EU는 팔레스타인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선거를 도울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다음달 1일부터 EU 순회의장국이 될 덴마크의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총리는 "우리는 아라파트 수반 혹은 그 지역에서 어떠한 지도자도 축출되는 것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라파트 수반 강제퇴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동지역을 순방중인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 역시 부시 대통령의 연설이 테러행위 종식, 정착촌 건설중단 등 유럽의 우려를 대변한 것이기는 하나,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인 자신들에게 달려있는 것"이라고 말했고, 요시카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이에 동조했다. 그러나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하원 회의에서 부시 대통령의 평화안과"다른 대안"은 없다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은 이 평화안을 따를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국가들은 아라파트 수반이 대(對) 이스라엘 테러와 관련해 책임이 있다는 데 대해서는 부시 대통령과 인식을 같이 했다. 앞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의 안전과 유엔 결의 242,338호에 토대를 둔 신뢰할 만한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을 지원하겠다는 다짐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으나 테러와 타협하지 않는 새 팔레스타인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제안엔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브뤼셀.마드리드 AP.dpa=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