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계층간 소득격차가 지난 96년 중반 이후 잠시 주춤거리다 99년 하반기부터 다시 벌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가 권위있는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인용, 23일 보도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연간 백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고액 연봉자들보다는 주당 평균 임금이 1천440달러인 상위 10%선 소득계층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비영리.중립적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0년대 초반 이후 중간소득계층(주당 평균 임금 646달러)과 저소득계층(주당 평균 임금 307달러)의 소득 증가율은 인플레이션 증가율에 못미친 반면 상위 10%선 소득 계층은 인플레이션 조정분보다 높은 소득 증가율을 보였다. 보고서는 그러나 지난 96년부터 중간 소득계층 및 저소득 계층과 상위 10%선 소득 계층간의 임금 증가율이 같아진 뒤 99년 12월까지 이같은 추세가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99년 가을 707달러였던 중간 소득 계급과 상위 10%선 소득등급간의 주당 평균 임금 격차가 올해 1분기 현재 790달러로 증가했다면서 또다시 계급간 임금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번 조사를 주관한 제리드 번스타인 노동 경제학자는 "90년대 중반 이후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구인수요가 늘어나면서 소득 불균형 현상이 잠시 중단됐다"면서 "그러나 지난 99년 후반 실업률이 4%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계층간 소득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초과 근로 등 근로시간의 감소도 소득 격차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이면서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남성노동자들이 여성이나 다른 소득 계층보다 소득 불균형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최소 25세 이상의 정규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보너스와 스톡옵션 등을 제외한 월급, 초과근로수당, 수수료, 팁 등의 임금만을 분석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