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20일 부유한 국가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에도 국제 금융체제에는 변한 것이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세계화 반대론자로 널리 알려진 마하티르 총리는 이날 집권당인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 전당대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글로벌 은행과 기업을 만들어내고 있는거대 합병회사들은 작은 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은 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는 국제 금융체제로 인해 자본을 제외하고는국경을 넘을 자유가 없다"며 "빈민층은 부국으로 이주조차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또 "말레이시아 국민은 아직도 경쟁에 취약하고 변화에 대처할능력마저 퇴보하고 있다"며 "말레이시아 국민은 국가 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거대 외국 기업의 등장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게으르고 인내심이 없는 국민성을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토로하면서 "말레이시아 국민은 근면과 자기 절제, 인내심으로 말레이시아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소수계인 중국인들의 문화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하티르 총리는 말레이시아는 이미 이슬람 원리에 따라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말레이시아를 이슬람 국가로 선포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인구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이슬람 주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면서 마하티르 총리가 이슬람 체제를 강요할 것이라는 소수계 민족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콸라룸푸르 AP.AFP=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