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종족 대표자회의인 로야 지르가가 의회구성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하미드 카르자이 임시정부 수반이 17일 이에 대한 입장표명을 예정보다 늦추자 대표들이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등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카르자이 수반은 당초 16일 로야 지르가에 출석, 의회 및 정부 구성안을 발표할예정이었으나 각 정파간의 대립으로 17일 오후로 전격 연기됐으며 이로 인해 이날오전 회의장에는 전체 대표의 10%만이 참가하는 등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대표 수십명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데 불만을 품고 회의장을 떠났으며 일부 대표는 신변 위협을 폭로하는 등 혼란이 연출됐다. 특히 다수의 대표들은시간부족으로 의회 구성이 부실투성이가 될 수 있다면서 카르자이 수반이 조속히 의회를 구성.발표해야한다고 비난했다. 유엔의 한 감시관은 17일 AFP통신에 "다른 대표들에게 연설할 기회를 박탈당한데 상심한 수십명의 대표단이 오늘 아침 회의장을 떠났다"면서 "로야 지르가의 이스마스마일 카심 야르 의장은 이들이 마이크를 잡지 못하게했다"고 밝혔다. 자불주(州)를 대표하는 물라 압둘 카림은 기자들에게 "로야 지르가에는 자유가없으며 총구로 우리에게 이미 만들어진 정부를 강요하고 있다"면서 "대표들에게 행동과 언변을 제한하는 주지사들이 있다"고 비난했다. 클라우스-피터 클라이베르 유럽연합(EU) 아프간 특사는 지난 16일 로야 지르가회의동안 대표들에게 '용인할 수 없는 압력'이 가해졌다고 비난했으나 압둘라 압둘라 아프간 외무장관은 소문에 불과하다면서 이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이번 회의는 당초 지난 16일 폐막 예정이었으나 의회구성 등을 둘러싼 파벌간의첨예한 대립으로 적어도 오는 18일까지 회의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통들은 내다보고있다. 한편 로야 지르가의 시마 사마르 부의장은 대표들에게 카르자이 수반이 의회 구성을 놓고 대표들과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오후 6시(한국시각 오후9시 30분)께이에대해 연설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카르자이 수반은 이날 연설에서 각 주(州)마다 2명씩 의원으로 할당하는 기존의의회구성안 대신에 카불, 낭가하르, 헤라트 그리고 칸다하르 같은 대규모 주의 경우더 많은 의원을 할당하는 타협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의회가 입법기구가될지 아니면 단순히 자문 기구로 전락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카불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