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다국적 제약 회사가 배낭족들에게 여행 경비를 지원하는 대가로 신약품 인체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고 시드니 모닝헤럴드가 16일 보도했다. 제약회사 글랙소스미드클라인은 천식에서 파킨슨병에 이르는 다양한 질병 치료용으로 개발한 신약 실험에 배낭족들이 참가하는 것을 조건으로 이들에게 최대 2천호주달러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배낭족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TNT메거진'이나 일간지에 "의료 연구를 도울 신체 건강한 지원자를 찾는다. 시간 소요와 불편에 대해서는 금전적 보상을할 것"이라는 내용의 광고를 정기적으로 게재해 실험 대상자를 모집하고 있다. 일례로 아일랜드 출신의 한 배낭족이 최근 48시간 동안 파키슨병 치료약 실험에참가, 2천호주달러를 벌었고 영국인 배낭족 스티브 히키(26)는 작년 9월 TNT광고를보고 항생제 실험에 응하는 대가로 695호주달러를 받았다. 히키는 "항생제 실험에는 모두 12명이 참가했고 이들 가운데 3분의 2는 배낭족이다. 제약회사는 배낭족들이 항상 돈이 궁한 약점을 노려 이들에게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대부분 실험 참가자는 젊고 시간적 여유가 많다. 낙천적이기 때문에약물이 향후 10년내에 인체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며 제약회사가 배낭족을 선호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州) 의회의 캐머린 머피 의원은 "신약 실험 후 수 년내에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대다수 배낭족들은 법적 조치를 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경고했다. 그는 "제약회사가 비록 자발적이나 경제적 약점을 안고 있는 배낭족을 노린 것은 불행이다. 무능력자들에 대한 실험은 사회적 분노를 촉발할 것이다. 배낭족은 신체적으로는 건강하나 금전적으로는 무능력자이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글랙소스미드클라인의 니키 캡 대변인은 약물 실험으로 인한 인체 위험 발생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의학 전문가들이 설정한 기준을 엄격히 준수하고모든 실험 참가자들을 정밀 감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