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세계적 스포츠 행사인 월드컵 축구에 열광하고 있지만 은둔국 북한은 김일성 생일 축전이라는 자신들만의 축전을 벌이고 있다고 워싱턴 타임스(WT)가 14일 보도했다. 워싱턴 타임스는 이날 최근 북한 초청으로 아리랑축전 참관차 북한을 방문한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신문의 조너선 와츠 기자의 방북기를 싣고 "아리랑축전은 죽은 북한의 '영원한 주석'을 찬양하는 행사"라면서 "고(故) 김일성 주석은 죽어서도 여전히 (북한에서) 흠모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와츠 기자는 이 기사에서 평양시내를 비롯해 비무장지대 등을 돌아보면서 "나는 북한의 신성한 지배자에 대해서 물어보게 됐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비판과 관련된 일화를 소개했다. 와츠 기자는 "언론인의 관점에서 남한과 북한 사이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면서 "서울에서는 기자들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대로 비판을 할 수 있는 반면 평양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을 비판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물었다는 것. 이에 북한측 장교는 정색을 하며 "언론인으로서 당신은 우리가 우리의 지도자를 얼마나 존경하는지 봐야 한다"며 "당신의 그 같은 모욕적인 언사는 참을 수 없다"고 격분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와츠 기자는 "이에 당황한 북한측 통역 겸 안내원이 조금있다 나를 조용히 부르더니 격분한 표정으로 '다시는 그런 얘기를 하지 말라. 우리 지도자에 대한 모욕은 우리 나라에 대한 모욕이다. 우리가 그 때 단둘이 있었다면 너를 한 대 쳤을 것'이라고 말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와츠 기자는 그 안내원이 전날밤 자기에게 그처럼 상냥했던 사람과 동일인인지 조차 의심할 정도였다고 부연했다. 와츠 기자는 북한 방문 마지막 날 북한에 최초로 수입된 '패스트-푸드' 가게에 들렀을 때 그 안내원이 햄버거를 하나 사달라고 요청했는데도 이를 퉁명스럽게 거절해 후회가 막급했다고 토로했다. 와츠 기자는 호주머니에 수백 달러가 있었는데도 그 안내원으로서는 평생 처음 먹어볼 햄버거를 사달라고 요청했을 때 그 안내원의 언동이 괘씸해 이를 거절한 것은 자신의 실수였다고 실토했다. 이 신문은 기사와 함께 지난 5월 노동절을 맞아 1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평양스타디움에서 거행된 북한 어린이들의 김일성 주석 90회 생일 축하 체조 사진, 그리고 아시아 및 남북한 지도, "1대의 차량도 없는 평양 외곽 고속도로를 경비하는 외로운 경비병" 사진 및 김일성 주석 생가를 참배하는 가족의 사진 등을 실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