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 수반이 13일 열린 종족대표자회의(로야 지르가)에서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차기 과도정부수반으로 공식 선출됐다. 카르자이 수반은 이날 종족대표자회의 비밀투표에서 1천295표를 득표했으며 마수다 잘랄 후보는 171표, 미르 모하메드 마흐포즈 나다이 후보는 89표 득표에 그쳤고 20표는 무효 처리됐다. 전국 대의원들은 투표 개시 3시간여만에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우뢰와 같은 박수를 쳤으며 카르자이 수반 당선자는 단상으로 나오면서 모자를 벗고 군중들을 향해 가볍게 인사를 했다. 카르자이 수반은 당선 소감에서 "과도기에 국가를 이끌 수 있도록 저에게 이처럼 신뢰를 주어 영광"이라고 말하고 "로야 지르가 대의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전지전능한 신의 겸손한 하인이며 국민과 조국의 독립, 평화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면서 "함께 하면 단결할 수 있을 것이며 서로 반목하면 국가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카르자이 수반의 당선 소식을 전해듣고 축하를 표시하며 "오늘의 선거는 아프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 될것"이라고 평가했다. 필립 리커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도 "카르자이 수반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환영하고 "아프간 국민과 로야 지르가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도 이번 중대한 발전에 축하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로야 지르가 대의원인 하지 모하마드 타야브는 이날 로야 지르가에 참석한 대의원은 모두 1천551명이었지만 투표 용지는 1천656장에 달했다면서 이번 투표가 완전 속임수라고 주장했다. 또 아프간 바글란주 대의원인 모하마드 왈리는 이번 투표 절차는 자유롭지도 못했으며 독립적으로 실시한 것도 아니었다고 강조하고 심지어 "누구를 찍으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카불 AP.AFP.dpa=연합뉴스)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