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테러방지를 위한 방벽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최신호(17일자)에서 보도했다. 타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살폭탄 테러범들의 이스라엘 침투로가 돼온 그린라인을 따라 방벽을 건설할 계획이며 120㎞에 달하는 방벽은 1.6㎞ 당 160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폭 39m에 달하는 방벽에는 3m 높이의 전기 철조망과 도랑, 감시카메라 등이 설치된다. 대부분의 방벽은 철조망으로 건설될 예정이나 칼킬야 고속도로 등 2개 지역은 콘크리트 벽으로 건설될 계획이다. 방벽건설에 반대해온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국민을 테러범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에 굴복, 방벽건설을 승인했다. 이스라엘 국방부의 한 관리는 "우리는 이스라엘 국민을 해치는 살해범을 막아야 한다"고 방벽건설 이유를 설명했다. 이스라엘 보안관리들도 방벽이 설치되면 테러범들의 침투를 100%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방벽건설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스라엘 보안기관 '신 베트'의 책임자 아비 디히터는 지난 94년 가자지구를 완전히 감싸는 방벽이 설치된 이후 최근 팔레스타인의 봉기 기간에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침투한 자살폭탄 테러범은 1명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많은 이스라엘 국민은 방벽이 자칫 이스라엘과 미래의 팔레스타인 국가사이의 국경선으로 굳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관리들도 이스라엘이 방벽을 봉쇄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고립시킬 것을 우려해 방벽건설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또 지금도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받고 있는 상황에서 방벽까지 건설되면 팔레스타인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평화협정을 찾는 대신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방벽의 다른 한쪽에 가두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방벽이 자신들의 테러공격을 막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의 한 요원은 "방벽이 테러범들에게 그다지 큰 장애물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기자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