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년 간 아프가니스탄을 이끌어갈 새 과도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종족대표자회의(로야 지르가)가 당초 일정보다 하루 늦은 11일 오후 수도 카불에서 진통 끝에 개막됐다.

과도정부 참여 여부를 놓고 논란의 대상이 됐던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 국왕은 이날 개막식에 참석, 하미드 카르자이 현 과도정부 수반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샤 전 국왕은 "나는 친애하는 카르자이 수반이 자질과 능률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우리가 그를 지지하고 있으며 그가 우리의 후보임을 선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카르자이 수반은 이에 자히르 샤 전 국왕에 대한 충성을 약속하고 자히르 샤 전국왕에게 '국부(國父)' 칭호를 공식 수여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또 자히르 샤 전 국왕에게 로야 지르가와 국회를 개회하고 헌법을 선포할수 있는 형식적 권한과 '평화 수호자' 등의 직함을 수여하고 그가 축출되기 전에 살던 대통령궁에서 다시 살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에 앞서 과도정부 수반 자리를 놓고 카르자이 수반과 경쟁을 벌여온 부르하누딘 랍바니 전 대통령이 회의 개막 직전 후보 사퇴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카르자이수반의 재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랍바니 전 대통령은 이날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많은 대표들이 내게 입후보를 요구했으며 아직도 이를 요구하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 국가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카르자이 수반과 수차례 면담을 하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카르자이 수반이 단독 입후보하도록 용인했다"고 말했다.

랍바니 전 대통령은 그러나 자신은 최대 정당인 자미아트-이-이스라미당의 지도자로서 새로 구성될 과도정부의 내각 구성 과정에서 일부 지분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누스 카누니 내무장관도 이날 로야 지르가에서 "아프간 국민 단합을 강화하고 종족단체를 만족시키기 위해 내무장관직에서 자진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부동맹 내 자미아트 그룹에서 강력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수라-이 나자르파소속인 카누니 장관은 또 "카르자이 수반에게 신임 내무장관에 적절한 인물을 임명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마일 카심 야르 로야 지르가 조직위원장은 이날 1천550명의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개막식 축사를 통해 "오늘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우리는 국가화합, 평화, 그리고 재건의 메시지를 듣고 있다"면서 "이번 로야 지르가가 이 땅에서 23년간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카불 AP.AFP=연합뉴스) yu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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