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년간 아프가니스탄을 이끌어갈 새 과도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종족대표자회의(로야 지르가)가 당초 일정보다 하루 늦은 11일 오후 수도 카불에서 진통끝에 개막됐다. 과도정부 참여 여부를 놓고 논란의 대상이 돼 왔던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 국왕은 이날 개막식에 참석, 하미드 카르자이 현 과도정부 수반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샤 전 국왕은 "나는 친애하는 카르자이 수반이 자질과 능률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우리가 그를 지지하고 있으며 그가 우리의 후보임을 선언하고자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과도정부 수반 자리를 놓고 카르자이 수반과 경쟁을 벌여온 부르하누딘 랍바니 전 대통령이 회의 개막직전 후보 사퇴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카르자이 수반의 재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랍바니 전 대통령은 이날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많은 대표들이 내게 입후보를 요구했으며 아직도 이를 요구하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국가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카르자이 수반과 수차례 면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카르자이 수반이 단독 입후보하도록 용인했다"고 말했다. 랍바니 전 대통령은 그러나 자신은 최대 정당인 자미아트-이-이스라미당의 지도자로서 새로 구성될 과도정부의 내각 구성 과정에서 일부 지분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마일 카심 야르 로야 지르가 조직위원장은 이날 1천550명의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개막식 축사를 통해 "오늘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우리는 국가화합, 평화, 그리고 재건의 메시지를 듣고 있다"면서 "이번 로야 지르가가 이땅에서23년간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카불 AP.AF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