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7일 네바다 사막 지하 핵실험장에서 임계치 이하의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미 에너지부가 밝혔다. 임계치 이하 핵실험으로는 17번째이며 조지 W.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후 4번째가될 이번 실험은 상대적으로 소규모의 임계치 이하 핵실험을 지칭하는 이른바 '오보에 시리즈'의 일환으로 시행됐으며 기술적인 문제로 당초 일정보다 이틀 늦어졌다. 임계치 이하의 핵실험은 자체 핵연쇄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핵실험과는 차이가 있다. 에너지부는 지난해 12월 실시한 실험으로 '오보에 시리즈'를 마무리지었다고 밝힌 바 있었으나, 새로운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최소한 한번의 실험이 더 필요하다고 방침을 바꿨다. 미국 정부는 핵폭발을 수반하지 않는 이 실험으로 비축 핵무기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과학적 자료와 기술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2차대전말 원폭 투하지인 일본 히로시마도(都) 및 나가사키도(都) 지사와 나가사키 시장, 그밖의 여러 시정부 관계자들은 8일 미국의 실험에 항의하는 편지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냈다. 후지타 유잔 히로시마 도지사는 미국이 세계 각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실험을 강행한데 분노한다고 밝히고 미국정부가 이란 및 이라크에 대한 핵공격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을 비난했다. 이밖에 교토 시장 및 교토 시의회 의장, 오사카현내 시장들이 같은 내용의 항의편지를 보냈으며 히로시마에서는 80여명의 시민들이 히로시마 평화공원내 원폭피해자 추모비 앞에서 항의농성을 벌였다. 반핵 단체들은 임계치 이하의 핵 실험도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 정신에 위배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 에너지부는 이에 대해 임계치 이하 핵실험은 핵실험에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자체 핵연쇄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CTBT를 위반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워싱턴.히로시마 교도=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