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상하이(上海) 그룹' 6개국은 7일 옛 러시아 제국의 수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 지역안보를 촉진하기 위해 이미 합의한 '상하이 협력 기구'의 헌장에 서명, 이 국제기구를 공식 출범시킨다. 중앙 아시아의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 정상은 또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테러의 예방과 퇴치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조정하기 위한 공동기구를 설립할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특히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등이 참석하는 이번 6개국 정상회담에서 최근 자신의 대(對)서방 관계 증진 노력이 중국과의 관계를 위협하지 않고 있음을 중국측에 적극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전야인 6일 밤 장 주석을 단독으로 만나 러시아-미국.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간의 관계 증진이 러시아의 균형 외교 정책임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측통들은 푸틴 대통령이 최근 서방과의 긴밀한 관계 개선을 위해 집중 노력한 후 러시아의 대 서방 밀월 관계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전략적인 동반자'인 중국 등 동방과의 관계개선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안보에 있어서의 6개국 그룹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는 러시아와 중국, 미국, 유럽을 하나의 `안정 축'을 구성할 수 있도록 돕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하이 그룹'은 지난 96년 러시아와 중국,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등 5개국이 참가한 상하이 정상회담에서 7천500㎞에 이르고 있는 중국 국경선과 접하고 있는 나머지 국가간의 긴장완화를 위해 결성됐다. 그러나 이 그룹은 지난해 우즈베키스탄이 참여함으로써 6개국으로 늘어났으며 역내 테러와 분리주의, 과격주의 등의 척결을 위한 공동 노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그룹의 주도국인 러시아와 중국은 상하이 그룹이 아시아의 안정은 물론 지난해 9.11 미 테러 참사후 미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하기 위한 `다극(多極) 체제를 구축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AP=연합뉴스) c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