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사들의 플레이에 전세계가 놀랐다.' 세계 주요 언론들은 한국이 폴란드에 압승을 거두자 일제히 '역사적인 승리'라며 찬사를 보냈다. AFP통신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한국이 자랑스러운 역사의 페이지를 썼다'(South Korea wrote a proud page of history)고 긴급 타전했다. AP통신은 "아시아 축구의 날에 무한한 행복감이 밀려든 한 판이었다"고 한국의 승리를 표현했다. .공동 개최국 일본은 이날 벨기에전에서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 사상 첫 승점을 거둔 결과에 대한 흥분이 가라앉기도 전에 현해탄 건너에서 날아온 한국의 첫승 소식에 월드컵 파트너로서 축하의 마음과 부러움이 교차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일본 공중파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과 폴란드전을 생중계한 후지TV의 캐스터는 한국의 승리를 알리는 종료 휘슬이 울리자 마치 한국의 캐스터인 양 흥분된 목소리로 "한국이 역사적인 승리를 했습니다"라고 외쳤다. 후지TV 중계팀은 이날 경기 내내 "한국선수들은 망설임이 없다" "한국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일본 축구관계자들도 부러워하는 모습이다" "일본도 일본의 축구스타일이 있지만 축구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모습을 한국팀이 보여주고 있다"며 칭찬에 인색하지 않았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대표팀에 많이 포함돼 있는 것을 의식해 이들이 뛰어난 활약을 보일 때마다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시합을 생중계한 후지TV는 홍명보 황선홍 박지성 등 J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주목하면서 좋은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상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특히 홍명보에 대해서는 "역시 홍명보다운 플레이" "벤치와 팬들을 안심시키는 훌륭한 플레이"라며 줄곧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취골을 넣은 황선홍에 대해서는 가시와 레이솔에서 활약한 스타선수라며 애정을 표시했다. NHK방송은 이날 정규 뉴스시간에 한국팀의 조직적인 수비와 돋보이는 공격력으로 월드컵 사상 첫승을 일궈냈다고 소개하면서 "일본도 한국과 같이 빨리 1승을 거둬 한국과 일본이 16강에 동반 진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의 신문들도 이날 경기 종료 후 인터넷판을 통해 한국이 비원의 승리를 거뒀다고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중국 언론들은 한국 축구팀이 폴란드를 꺾고 승리를 낚자 "한국 축구가 속도 및 기량 면에서 유럽 강호를 누를 만큼 성숙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은 특히 한국 축구가 아시아 축구의 대표주자 자리를 굳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과 폴란드 전을 생중계한 중국 관영 CCTV는 "한국이 월드컵에서 첫승을 올리기까지는 10년여의 긴 세월이 필요했다"며 "국가 차원의 장기적이고 조직적인 선수 관리가 승리의 원천"이라고 평가했다. CCTV는 또 "유럽에서 맹활약한 히딩크 감독을 영입해 '유럽 공포증'을 이겨낼 수 있는 정신적 신체적 역량을 키운게 승리의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은 2골차로 지고 일본은 2골을 넣고도 비기고 한국은 2골차로 이겼다"며 "아시아 축구의 순위가 매겨지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모든 찬사를 동원해 한국팀의 선전을 극찬했다. 한국-폴란드전을 생중계한 BBC방송의 축구해설가들은 경기가 끝나자 "한국팀은 2골 이상의 실력이 있다" "탁월했다. 빠르고 창의력이 풍부했으며 폴란드에 결코 여유를 주지 않았다" "주최국으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당초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1회전에서 탈락하는 주최국이 된다"고 우려했으나 경기가 끝나자 "한국팀이 어디까지 갈수 있는지 짐작할 수 있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해설가들은 "황선홍의 첫 골과 유상철의 두번째 골 모두 뛰어난 작품"이었다며 특히 한국팀의 모든 움직임이 홍명보로부터 시작된다며 그의 기량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폴란드에 대해서는 "폴란드의 경기내용은 엉망이었다. 그러나 한국팀의 경기를 훌륭하게 만드는데 일조했다"며 혹평했다. .TF1 프랑스TV는 "한국은 이미 지난달 26일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눈부신 실력 향상을 증명했었다"며 "이날 경기는 한국의 예상된 승리"라고 평가했다. 한국과 폴란드전을 생중계한 TF1방송은 "한국은 공격과 수비 등 모든 면에서 아주 뛰어났다"며 "2002년 월드컵 개최국 한국은 멋진 경기로 월드컵 16강 진출의 첫 문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스포츠 전문지 레퀴프는 이날 경기에 대해 '한국의 엄청난 승리'라며 폴란드에는 청천벽력과 같은 경기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간 리베라시옹도 한국 축구사에 기념비적인 '역사적인 승리(qualification historique)'로 평가하고 "과거 월드컵 4회 연속 출전 성적이 초라했던 한국이 마침내 화려한 경기로 16강 진출의 꿈을 달성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팀의 실력 향상을 크게 보도하며 "폴란드전 결과를 볼 때 한국은 앞으로 미국과 포르투갈을 힘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리베라시옹은 "당초 한국은 프랑스 월드컵 대표팀 에메 자케 감독을 영입하려 했으나 어렵게 되자 네덜란드 거스 히딩크를 선택했다"며 "히딩크 역시 에메 쟈케 못지 않게 국제 경력이 화려한 명감독"이라고 격찬했다. 르파리지앵 신문도 '한국팀의 일방적인 경기'라고 평가하고 히딩크 감독을 크게 소개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