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저녁 일본-벨기에전이 열린 사이타마 경기장은 아침 일찍부터 인파로 혼잡을 이뤘다. 일부 열성 팬들은 3일 저녁부터 경기장 주변에서 밤을 새웠으며 오전 10시가 지나자 청색 티셔츠의 대표팀 유니폼을 착용한 응원단이 속속 도착,곳곳에서 응원 구호를 외치며 입장을 기다렸다. 응원단은 경기장 앞에 깔린 일본 국기 모양의 대형 조형물에 저마다 승리를 기원하는 격문을 남기거나 페이스 페인팅 상태로 '간바레(힘내라) 일본'이란 구호를 외쳤다. 오후 3시가 넘어서자 도쿄에서 사이타마 경기장으로 가는 사이쿄센 전철과 남보쿠센 지하철등 대중교통편은 일본 국기와 응원도구를 든 승객들로 발디딜 틈없이 붐볐다. 일본 언론과 팬들은 대 벨기에전이 H조 1위를 노리는 일본팀의 예선 통과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대표팀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장 분위기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아사히신문은 4년전 프랑스 대회때 일본 대표팀이 3패로 한번도 승리를 낚지 못했지만 이번만큼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나카다 히데토시 등 당시 출전했던 스타팅 멤버들의 기량이 더욱 원숙해진 데다 시드니 올림픽 8강, 컨페더레이션컵 준우승 등 지금까지의 성적이 보여주듯 대표팀의 실력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경기장에 직접 가지 못하는 팬들도 TV시청을 위해 귀가 길을 재촉,샐러리맨 밀집지역인 마루노우치, 오테마치 등 도쿄역 인근은 퇴근길 러시 아워가 평소보다 한시간 정도 당겨졌다. 회사원 사카구치 아키라씨(35)는 "평소 같으면 밤10시까지도 밀린 일과 싸웠지만 오늘만큼은 예외"라고 말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