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7-10년 이내에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 백신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의학연구위원회 말레가푸르 막코바 위원장이 3일 밝혔다. 막코바 위원장은 이날 케이프타운 인근 서머싯 웨스트에서 열린 제1차 아프리카에이즈 백신 프로그램(AAVP) 회의에서 "암흑의 대륙 아프리카에 이제 빛이 있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회의에 참석한후 기자들에게 "에이즈 백신 1단계 예비 임상실험이 케냐와 우간다에서 실시되고 있다"면서 "이와 유사한 실험이 남아공에서도 관계 당국의 승인을 받는대로 곧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AAVP 회의는 아프리카에 만연되고 있는 에이즈를 퇴치하기 위해 예방 백신 개발을 포함한 향후 7년간의 행동계획을 마련하고, 이 사업에 필요한 2억3천300만달러의 자금을 모으기 위해 개최됐다. 아프리카에서 에이즈 바이러스(HIV)의 예방 백신 개발 및 에이즈 퇴치 연구를 촉진하기 위한 이 사업은 지난 2000년 6월 45명의 아프리카 과학자들이 예방 백신 개발에 나서기로 약속함에 따라 본격화됐다. 막코바 위원장은 그러나 "현재 아프리카 지역에서 여러 형태로 진행되는 무책임한 상업성 에이즈 백신 실험 등을 경계하는 것도 AAVP의 목적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 호세 에스파르사 유엔의 에이즈 백신개발 협력조정관도 이 회의에서 "미국과 태국에서 실시중인 좀 더 진전된 에이즈 백신 3단계 임상실험에 대한 첫 결과가 내년 2월이나 3월께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 첫번째 에이즈 백신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아직 아무도 이 백신의 효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고 경계했다. 에스파르사 협력조정관은 이어 "아프리카는 세계 에이즈 보균자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에이즈 백신 개발비는 전세계 연구비용의 2%도 채 안되는 약 5천만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남아공에서의 에이즈는 가장 급속히 번지고 있는 질병이며, 남아공 성인들은 브라질과 인도의 성인보다 에이즈 감염률이 30배 이상 높고, 중국의 성인보다는 300배 이상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맥스 에섹스 미 하버드대 에이즈 연구소장이 밝혔다. (서머싯 웨스트 AFP=연합뉴스) c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