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축구팬들이 진땀을 빼며 실망과 환호가 교차하는 새벽을 보냈다. 3일(한국시간) 오후 6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조별리그 C조 브라질-터키전은 지구 반대편 브라질 상파울루의 시민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브라질 현지의 경기 중계시간은 한국보다 12시간 늦은 새벽 6시. 이한봉 재브라질 대한체육회 명예회장은 "새벽 5시부터 주택가와 상가 할 것 없이 축제 분위기 일색이었지만 전반 내내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했고 급기야 터키에 한 골을 내주자 주민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현지 표정을 전했다. 이 회장은 이어 "하지만 후반 공세를 계속 펴다 호나우두가 동점포를 터뜨리자 시내는 일순간 경적과 축포, 환호성에 휩싸여 잠시 귀가 멍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상파울루 외곽 도밍고에 사는 이 회장은 1-1 동점 상황에서 브라질 공격수들의 슛이 터키골키퍼의 선방에 잇따라 막히자 아파트촌과 대형 카페에서 중계를 보던 주민들이 탄식을 연발했다면서 다행히 가까스로 역전에 성공해 시내가 다시 활기를 찾았다고 말했다. 브라질 당국은 이날 아침 터키전 축구중계 때문에 공무원과 회사원, 학생들의 출근, 등교시간을 한 시간씩 늦췄다. 브라질 축구팬들은 진땀을 뺀 첫 승리에 상당히 안도하고 있지만 경기 내용면에서는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데 대해 다소 실망한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이 회장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