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부시 대통령은 28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만나 최근의 중동위기와 미국내 가톨릭 교회를 뒤흔든 사제들의 아동추행 스캔들 같은 까다로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이 교황과의 2번째 만남이 되는 부시대통령은 8명의 대표단과 함께 교황청에 도착, 교황청 스위스 근위대의 정중한 의례를 받은후 교황의 개인서재로 안내돼20분간의 면담을 가졌다. 그러나 이날의 면담에서도 82세의 교황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새롭게 제기됐다. 부시 대통령은 처음에 교황청 2인자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의 영접을 받았으며, 교황은 부시대통령에 자신이 인사할 차례에만 간신히 일어설수 있었다. 허약한 교황은 카메라 플래시에 놀란듯 눈을 가리려 했고 토의 주제를 적은 것으로 보이는 두루마리를 치우고 개인 면담을 시작했다. 교황은 또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교황청 복장규정을 따라 얼굴에 베일을 쓰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검은 차림을 한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 보좌관의 알현도 받았다. 부시-교황 면담과 바티칸 관리들과 파월장관간 별도 회담에서 중동위기와 미국내 가톨릭교회의 "어려움"이 주의제였다고 호아킨 나바로 교황청 대변인이 성명에서 밝혔다. 성명은 "정치적 측면은 제쳐놓고 회담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주민들이 직면한 극적 상황의 인도주의적 문제점을 제기했다"면서 교황이 중동내 기독교인들의 "어려운 상황"도 거론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미국내 가톨릭 교회를 강타한 섹스 스캔들에 대한 모호한 언급에서 교황이 "현재의 난국에도 불구하고 복음적 가치를 감독하는 미국 가톨릭 교회의 영적인 원천에 대한 자신의 신뢰" 표현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또 "지난 9월 사태를 당한 미국민들에 대한 자신의 전적인 연대"를 표명했다고 성명은 덧붙였다. 미국 대표단은 회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부시 대통령은 이에 앞서 프래티카 디 마레 공군기지에서 기자들에게 "교황에게 미국내 가톨릭교회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대통령은 교황에게 은으로 된 수제 성모마리아 메달을, 교황은 분홍 산호로 빚은 성모마리아와 예수상을 각각 선물했다. 부시대통령은 이날 교황과의 면담으로 일주일에 걸친 유럽 4개국 순방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바티칸시티 AFP.AP=연합뉴스) jin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