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Economist 본사 독점전재 ] 지난 2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미국 나스닥(Nasdaq)의 처지도 그렇다. 2000년 초만 해도 나스닥의 위세는 대단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정보통신주와 닷컴주 열풍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회사들은 신생기업이 모여 있어 역동적인 나스닥에 상장되길 희망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기업중 상당수 정보통신업체들도 나스닥으로 주식 거래장소를 바꾸길 원했다. 증권사 투자자 애널리스트 등 증시의 3대 주체들은 NYSE보다는 나스닥 이야기를 즐겼다. 투자 수익성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나스닥이 조만간 NYSE를 제치고 거래량과 거래대금 부문에서 세계 1위의 주식시장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법 설득력있게 들렸다. NYSE 자체도 나스닥에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에 사로 잡혔다. 하지만 정확히 2년이 지난 지금,사정은 어떠한가. 나스닥의 그 위세가 어디 갔는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한때 세계 증권시장 제패를 꿈꿨던 나스닥은 거래대금 급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게다가 독자적으로 전자 거래 네트워크를 구축,나스닥과 NYSE 시장이 끝난 뒤 시간외 거래를 체결해주는 '사설 온라인 증권거래소(ECN)'들의 맹공에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거래량 및 거래대금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다. 2000년 3월 5,000선을 넘었던 나스닥 지수가 지금은 1,700선을 오가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여파로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한때 1천억달러를 넘어섰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올들어 3백억∼4백억달러로 크게 줄었다. 거래량 감소로 중소형주의 유동성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나스닥에서 NYSE로 거래 장소를 옮기는 기업이 늘고 있다. 주가급락으로 1개월 평균 주가가 1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상장조건들을 지키지 못해 퇴출되는 기업이 증가추세다. 그 결과 2000년말 4천7백30개에 달하던 나스닥 상장종목 수는 지난 3월 3천9백90개로 줄었다. ECN의 거센 공세는 나스닥을 사면초가로 몰고 있다. 양대 ECN 업체인 인스티넷과 아일랜드가 최근 전격적으로 합병을 선언했다. 현재 ECN에서는 단타 매매가 많은 나스닥 종목들이 주로 거래되고 있다. 현재 나스닥 상장 종목 총 거래량의 35%가 ECN에서 소화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인스티넷은 ECN 시장의 31%를,아일랜드는 28%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양사의 합병으로 탄생하는 회사는 전체 ECN 시장의 약 60%를 점유한다. 실로 나스닥엔 위협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ECN의 가격경쟁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ECN에서 주식을 거래할때 지불하는 수수료는 주당 평균 0.15센트다. 이는 나스닥의 주당 평균 1∼2센트에 비해 7.5∼15%에 불과하다. 또 ECN의 전자거래 시스템이 나스닥보다 더 빠르고 우수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종목 정보도 더 구체적이고 요긴하다는 투자자들도 많다. 나스닥의 호시절이 다 지난 듯하다. 정리=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 -------------------------------------------------------------- ◇이 글은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5월23일)에 실린 'Nasdaq and its rivals;Uncertain future'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