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미국의 對테러전쟁에 대한 공감과 결의를 재확인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 교체를 희망하며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결정할 때는 동맹국들과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사일 2기를 시험발사한 파키스탄에 인도에 대한 도발 및 테러행위 중단을 촉구했으며 중동평화회담 재개를 위해 미 정부 관계자들을 중동에 파견하겠다고 말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26일 프랑스를 방문한 부시 미국 대통령과 엘리제궁에서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고 프랑스는 국제테러에 대해 미국과 "같은 개념과 결의"를 갖고 있다며 테러퇴치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우리는 (테러에 대해) 같은 이해를 갖고 있다"며 "어디서든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테러를 퇴치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미국과 같은 결의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대테러전을 아프가니스탄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부시대통령과 논의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대 테러전, 테러분자 소탕, 정보공유 등에 있어 프랑스는 "결정적인 동맹국"이라며 "이에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에 대한 전쟁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하고 그러나 후세인 정권이 바뀌길 바라며 이라크에 대한 무력행동시 동맹국들과 반드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지역 분쟁 중의 하나로 파키스탄-인도 무력긴장을 지적하고 파키스탄에 카슈미르 국경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인도에 대한 테러 및 도발 행위를 중단시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을 재개토록 하기 위해 이번주 정부 관계자들을 중동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아침 러시아를 출발하기 앞서 조지 테닛 중앙정부국(CIA) 국장이 중동사절단에 포함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시라크 대통령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테러, 중동사태, 인도-파키스탄 긴장 등 국제외교 현안 외에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러시아 협력, 유럽연합(EU)-미 통상현안, 환경, 세계화, G7/G8 정상회담 등 대서양 양안의 현안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철강관세, 농업보조금 등 EU-미 통상현안, 교토기후협약 등에대해 미국과 유럽이 대화와 협의를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해 이 분야에서 양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솔직하고 밀도있는" 대화를 가졌으며 부시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그에 대한 "적대감보다는 많은 친구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러시아를 출발해 이날 오후 오를리 공항을 통해 파리에 도착했으며 곧바로 엘리제궁을 방문해 시라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저녁 8시 시라크 대통령과 실무만찬을 가진 뒤 미국 현충일인 27일 시라크 대통령과 함께 노르망디 지방을 방문해 2차대전 상륙작전 중 희생된미국 전몰용사들을 기릴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의 도착에 맞춰 파리에서는 4천500여명이 미국의 일방주의 대외정책,사형제도 등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부시 대통령의 방문 예정지인 북서부 도시캉에서도 1천여명이 노동단체, 공산당, 녹색당 등 좌파 주도로 미국의 '세계지배 전략'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파리 시위에는 당초 1만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시위 규모는 예상에 못미쳤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